'유혹' 얽히고설킨 네남녀, 지루함이 주는 아쉬움 [종영특집②]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얽히고 설킨 네 남녀의 사랑은 쫄깃하지 못했다.

16일 방송된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유혹'(극본 한지훈 연출 박영수)은 사각관계, 불륜 등 파격적인 소재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생각지도 못했던 지루함이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줬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세영(최지우), 차석훈(권상우), 나홍주(박하선), 강민우(이정진) 네 남녀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해피엔딩이었지만 아쉬웠다.

방송 초반은 비교적 괜찮았다. 네 남녀의 만남은 홍콩에서 이뤄졌다. 유세영은 홍콩에서 차석훈에게 10억을 제시하며 그의 시간을 샀고, 나홍주는 우연히 강민우를 만났다. 함께 홍콩에 간 부부가 각자 다른 남녀를 만나는 모습은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후 네 남녀의 불분명한 마음은 극 전개를 다소 지루하게 만들었다. 네 남녀의 속내는 좀처럼 알 수 없었고, 그에 반해 이들의 행보는 과감하게 이뤄졌다. 마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상황에 인물이 놓여버린 형국이었다.

이후 유세영과 차석훈의 만남으로 인해 차석훈 나홍주는 이혼했고, 이후 강민우 역시 전 부인과 헤어지고 나홍주와 결혼했다. 나홍주는 유세영 차석훈에게 복수를 결심하며 강민우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다시 쫄깃해지는가 싶던 이야기는 결국 또 지루함에 무릎 꿇었다. 복수를 다짐하며 사랑 없는 결혼까지 감행한 나홍주였건만 그녀의 복수는 시원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강민우와의 결혼 생활도 흔들렸고, 나홍주는 다시 혼자가 됐다. 다행히도 그 과정에서 나홍주 자체는 여유를 찾고 좀 더 강해졌다.

하지만 강민우 입장에서 보면 다소 황당한 태도였다. 유세영의 사업적 경쟁자였기 때문에 동성그룹을 공격하는 것은 강민우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는 것이긴 했지만 나홍주의 복수를 위해 더 과감하게 공격을 했던 그에게서 나홍주가 떠나는 것은 그를 김 새게 만들었다.

그나마 차석훈, 유세영의 사랑이 견고한 것은 결국 사랑으로 모든 고난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는 했다. 하지만 네 남녀의 사랑이 얽힌 만큼 쫄깃함이 중요했던 작품에 쫄깃함이 빠지니 이들의 사랑조차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극 전개가 지루하니 '유혹'에서 꼭 필요했던 쫄깃함은 느낄 수 없었다. 아슬아슬 팽팽한, 그러면서도 우아한 연출이 있어야 불륜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없앨 수 있었을텐데 '유혹'이 쫄깃함을 준 부분은 오히려 불륜이 부각될 때 뿐이었기에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줬다.

한편 '유혹' 후속으로는 한석규, 이제훈 등이 출연하는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이 오는 22일 밤 10시 방송된다.

['유혹'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