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펜은 어떻게 운영될까.
류중일호의 아시안게임 2연패 도전. 금메달 시나리오가 드러났다. 지난 18일 LG와의 유일한 연습경기서 베스트라인업이 공개됐다. 또한, 경기 후 22일 태국과의 첫 경기, 28일 결승전 선발이 에이스 김광현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전 비중을 높이겠다는 류중일 감독 복안에 따르면 24일 대만전 선발은 양현종으로 유추된다. LG전서 살짝 불안했던 홍성무는 25일 홍콩전 선발이 유력하다.
남은 건 불펜이다. 일단 이재학과 이태양은 선발 혹은 조커가 유력하다. 결국 대표팀 전문 불펜투수는 임창용 봉중근 안지만 차우찬 한현희 유원상 등 6명. 이들 중 유원상을 제외한 5명이 LG전서 1이닝을 소화했다. 모두 무실점 투구. 그런데 이런 기계적 기용방식이 아시안게임서도 적용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야구 특정상 변수가 너무 많다. 아시안게임 직전까지도 불펜 운영방식은 베일에 쌓일 가능성이 크다.
▲ 불펜 운영이 유동적인 이유
물론 기본적인 운영 기준은 있다. 임창용과 봉중근이 더블 마무리를 맡는다. 우완 안지만, 좌완 차우찬, 사이드암 한현희는 상대 타자와 구위에 따라 기용되고 교체된다. 국제대회 특성상 교체는 신속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LG전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유원상도 전천후 대기할 가능성이 큰 상황.
그런데 과거 국제대회 사례를 보면, 대부분 특정 불펜투수가 승부처서 집중적으로 기용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과 본 대회서 박찬호와 윤석민이 전천후 조커로 나섰고, 2009년 WBC에는 승부처만 되면 정현욱이 등판했다. 투구수 제한, 휴식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절묘하게 집중 기용됐다. 물론, 기본적으로 좌,우,사이드암 구색은 갖춘 채로 출발했지만 말이다.
이유는 이들의 구위와 컨디션이 당시 대표팀 멤버들 중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찬호는 경험, 윤석민은 전천후 등판서 자유로운 스타일이라는 이유가 붙었다. 국제대회 특성상 당일 컨디션이 좋거나 구위가 좋은 선수를 집중 기용하는 건 당연하다. 내일이 없다. 운영 기준과 원칙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당일의 승리다. 좌우 밸런스를 감안하더라도 구위와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효과는 떨어진다. 때문에 이번 대표팀도 구위가 가장 좋거나 컨디션이 좋은 불펜투수가 집중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극단적 상황을 감안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누군가가 있다면, 단 1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 류중일 감독 국제대회 역량 시험대
이는 결국 감독의 역량이 개입되는 문제다. 미리 정해진 베스트라인업과 선발진과는 달리 불펜 운영은 순간적인 흐름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류 감독은 국내에선 최대한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을 맡기다가도 한국시리즈만 되면 기민한 투수교체를 했다. 하지만, 국제대회서는 아직 역량을 입증 받지 못했다. 지난해 WBC 역시 그랬다. 물론 타자들과 투수들의 전반적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게 1라운드 탈락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결국 아시안게임 2연패도 불펜에 달렸다. 아시안게임서 상대할 대만, 일본 타자들의 기본적 수준이 한국보다 미세하게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방심할 상대는 아니다. 기민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류 감독은 일단 투수들에게도 많은 훈련을 자제시키고 있다. 시즌 도중이라 루틴을 벗어난 강한 훈련이 투수 컨디션 조절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류 감독의 아시안게임 준비과정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WBC보다 더욱 체계적인 느낌.
다만 걸리는 건 실전감각이다. 평가전이 18일 LG전 단 1경기뿐이었다. 불펜 투수들의 실전 컨디션을 완벽하게 확인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정규시즌이 중단된 뒤 약 1주일 가량 단 1경기에 등판하는 건 체력 세이브, 구위 회복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오래 쉬어도 오히려 제구력 등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즌 중에도 감독들은 불펜 필승조를 일주일에 2~3차례 등판시키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판다. 결국 류 감독이 불펜 투수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국제대회 불펜 운영. 류 감독의 날카로운 안목과 판단력이 빛을 발해야 할 때가 됐다.
[야구대표팀 불펜투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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