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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헬로우 고스트'로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전한 김영탁 감독이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김영탁 감독은 이십세기폭스가 투자한 영화 '슬로우 비디오'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동체시력의 소유자 여장부(차태현)가 대한민국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가 돼, 화면 속 주인공들을 향해 펼치는 수상한 미션을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배우 차태현이 등장하며, 남상미, 오달수, 고창석, 진경, 김강현, 정윤석 등이 출연한다. 일명 '미나리 김밥'으로 큰 반전과 감동을 선사했던 영화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또 다시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전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을 볼 수 있는 꼬마 여장부는 독특한 시력으로 놀림을 받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그 시력을 이용해 CCTV 관제센터 에이스로 떠오른다. 20년 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았던 꼬마 여장부는 CCTV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고,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차츰 해 나간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풍경들은 전혀 낯설지 않다.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홀로 야구를 하는 마을버스 운전기사 상만과 하루를 가장 일찍 시작하는 폐지 줍는 소년 백구, 여장부의 가장 오래된 인맥 석의사, 세상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CCTV 관제센터의 공익요원 병수, 노처녀 심 등은 주변을 둘러보면 한명쯤은 있을법한 인물들이다. 눈에 확 들어온다기 보다는 그냥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을 지켜보는 여장부. 언제나 선글라스를 끼고 이들을 CCTV로 지켜보지만 그 시선이 불편하지는 않다. 이것은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미덕이다. 훔쳐본다는 느낌보다는 선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고, 언제나 TV로 세상을 접하던 여장부에게는 그런 풍경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슬로우 비디오'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친숙함'이다. 동체시력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등장하지만 등장하는 배우들을 살펴보면 평범하고 친숙하다.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는 여장부를 차태현이라는 배우로 친숙하게 만들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말투와 행동은 차태현이었기에 편안하게 표현된다.
친숙함은 차태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장부가 사는 동네에서 벌어지는 '슬로우 비디오' 속 이야기는 어디에선가 봤을 법한 인물과 동네 등 '익숙함'이 즐비 한다. 생소한 동체시력, 차가운 CCTV는 이런 익숙함과 친숙함 앞에서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흥미로운 것은 CCTV 관제센터의 풍경이다. '항상 날 감시 하고 있는' CCTV는 사실 그 너머에 사람이 살고 있다. 관제센터에서는 '지켜보고 있다'보다는 '지켜주고 있다'가 맞는 표현으로 보인다. 취객을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지켜주는 모습은 김영탁 감독이 실제 CCTV 관제센터에서 목격한 풍경이었다.
이런 시선을 통해 나온 '슬로우 비디오'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준다. 20년 만에 세상으로 나온 여장부는 아주 느리게 세상살이를 시작했다. 세상과의 소통이라면 TV가 전부였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측근들을 만나고 서툴지만 관계를 맺어간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김영탁 감독만의 느리게 세상보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토닥여준다. '조금 느리게 살아도 괜찮아'라고.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내달 2일 개봉.
[영화 '슬로우 비디오' 스틸컷.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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