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마지막 적수는 방심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최대 고비 대만전을 넘었다. 2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25일 홍콩전 결과에 관계없이 B조 1위를 확정했다. 홍콩전 선발 홍성무로 마운드 소모를 최소화한 뒤 27일 준결승전, 28일 결승전서 총력전을 펼치는 게 대표팀 시나리오. 한국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서 중국, 일본 혹은 대만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야구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일본 사회인 대표팀이 무시하지 못할 전력이긴 하지만, 대만보다 강하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서 대만 전력 뚜껑을 열어보니 그리 강하지 않았다. 준결승전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한국의 아시안게임 2연패가 유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대만은 엉성했다
뚜껑을 연 대만은 엉성했다. 마이너리그서 유망한 투수가 대거 합류했지만, 스피드와 제구력 모두 기대이하였다. 물론 경기 중반 한국타선을 틀어막은 천관위가 인상적이긴 했다. 요코하마 2군서 16경기 평균자책점 2.34로 괜찮았다. 직구와 변화구를 섞는 완급조절과 컨트롤이 다른 투수들과는 달랐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다시 만난다면 공략할 자신이 있다”라고 했다. 대표팀은 이제 천관위 데이터를 갖고 있다. 확실한 공략 계획을 설정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천관위 정도를 제외하곤 한국 막강타선을 봉쇄할 투수가 많지 않은 듯하다. 후즈웨이, 장샤오칭 등 가장 좋은 투수 2명이 등판하지 않긴 했다. 그러나 장샤오칭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즈웨이 역시 나머지 투수들을 완벽하게 압도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수비가 매우 엉성했다. 1회부터 외야수들이 잇따라 타구판단 실수를 했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며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만야구 특유의 부족한 세기가 드러난 장면. 타격도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SBS 해설위원으로 나선 박찬호가 “양현종은 볼이 높게 제구됐고 실투가 많았다”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양현종은 실점하지 않았다. 그만큼 대만 타자들이 실투를 장타로 공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 더구나 대표팀이 대만과 결승전서 다시 만날 경우 김광현과 불펜 필승조가 총촐동한다. 대만 타선을 봉쇄하는 건 어렵지 않을 듯하다.
▲ 불안요소가 사라졌다
내부적 불안요소도 사라졌다. 태국전에 이어 대만 투수들을 상대로 타선의 화끈한 장타가 이어졌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동반 홈런을 쳐내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타선의 유기적 흐름 또한 좋았다. 태국전과 똑같은 라인업을 써낸 류 감독은 특별한 작전도 사용하지 않고 타자들에게 공격을 맡겼다. 22일 태국 투수들의 느린 볼을 본 뒤 하루를 쉬고 이날 약간 더 빠른 공을 본다는 점에서 타격감 조율이 쉽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타자들 컨디션이 좋은 수준이라는 게 입증됐다. 25일 홍콩전을 잘 마친 뒤 26일 휴식하는 동안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마지막 관건이다.
불펜 필승조 멤버들도 몸을 풀었다. 차우찬이 2이닝 무실점, 한현희와 안지만이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봉쇄했다. 마운드에선 25일 홍콩전 선발 홍성무, 더블 마무리 임창용-봉중근 외엔 실전 피칭을 완료했다. 사실상 예선 3경기서 불펜 소모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애당초 대만전 우천취소 가능성, 불펜 총력전 가능성 등으로 준결승전을 앞두고 마운드 운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준결승전과 결승전 총력전 환경이 조성됐다. 심지어 이날 60구만을 소화한 양현종은 28일 결승전 선발 김광현에 이어 구원 투입될 수 있다.
▲ 마지막 적수는 방심
대표팀 내부사정이 매우 좋다. 그리고 상대 국가들 중에선 사실상 호적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표팀으로선 아시안게임 2연패가 무난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야구 특성상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정신적 느슨함이 스며나올 경우 언제든지 이변이 벌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대만을 결승전서 다시 만났을 때 또 다시 천관위급의 좋은 컨디션을 갖고 던지는 투수가 출현한다면 막막해질 수 있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방심하다, 혹은 상대를 쉽게 보다가 무너진 사례는 수 없이 많았다. 일본 혹은 중국 전력 분석은 물론이고 이날 투입되지 않은 대만 투수들 공략법, 천관위 공략법 찾기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25일 홍콩전만 해도 져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적당한 긴장감을 안고 준결승전과 결승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야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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