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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도마의 신에게 시련이 닥쳤다.
천하의 양학선(한국체대)이 무너졌다. 양학선은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종목별 결산 도마에서 15.200점으로 2위, 은메달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2연패와 종합 국제대회 3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양학선 대신 쉭 웨이 헝(홍콩)이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양학선이 무너진 이유는 부상이었다. 아시안게임 직전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으나 사실 그전부터 양학선의 무릎, 허벅지, 발목 등은 정상과 거리가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서 양학선(도마를 짚은 뒤 세바퀴 비틀기)을 성공하며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선 뒤 유독 양학선2(도마를 짚은 뒤 세바퀴 반 비틀기) 시도 및 연마에 신중했던 이유도 부상 때문이었다. 양학선은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양학선2 대신 양학선1, 여홍철2 등을 구사했다.
결국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직전 치명적인 햄스트링 통증으로 양학선2를 제대로 구사조차 하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마쳤다. 양학선은 단체전서도 양학선2는 물론이고 양학선1도 구사하지 않아 리세광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24일 도마와 링에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양학선은 이날도 여전히 컨디션이 호전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다듬어온 양학선2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말았다.
이제 양학선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단 햄스트링 부상을 완벽하게 벗어나는 게 숙제다. 스포츠 선수는 건강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 양학선 1이든 2든, 일단 몸이 건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앞으로 국제대회서 승부할 수 있는 기술 난도를 정해야 한다. 양학선은 아직 FIG(국제체조연맹) 대회서 양학선2를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때문에 정식으로 기술과 난도를 인정받으려면 어떻게든 몸 상태를 회복해야 한다.
다만, 다른 종목에서 보듯, 스포츠 선수에게 햄스트링 부상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게 양학선으로선 걸림돌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무조건 쉬어야 낫는다. 그러나 야구나 축구 선수의 사례를 보면 회복된 뒤 또 다시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재발하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았다. 양학선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내내 햄스트링 통증과 치료를 안고 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학선은 올해 만 22세다. 기계체조 선수로서 최전성기에 들어섰다. 하지만, 기계체조 선수의 전성기는 그리 길지 않다. 20대 중반이 넘어서면 유연성과 파워에서 20대 초반에 밀린 채 내리막길을 걷는다고 보면 된다. 결국 지금 불꽃을 한창 태워야 할 시기라는 의미. 앞으로 양학선은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몸 상태 회복과 함께 난도 조절이란 과제가 있다. 본래 세계 최정상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지키지 못했으니, 다시 빼앗는 게 숙명이다. 지난 3~4년간 전성기를 내달렸던 양학선이 재정비에 들어갈 때가 왔다.
[양학선.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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