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키 작은 선수들의 투혼이 대단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큰 산을 넘었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필리핀과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리그 H조 2차전. 경기내용상으로 완패한 게임을 문태종이 되살려놓았다. 3점슛 6개 포함 38점을 올린 문태종이 없었다면 한국은 꼼짝없이 패배했을 것이다.
유 감독은 “필리핀 농구 엄청 잘한다. 슛도 오늘같이 들어가면 이기기 불가능할 정도다. 준비했던 지역방어가 안 됐다고 생각을 하진 않는다. 거리 상관 없이 아무데서나 다 들어갔다”라고 했다. 실제 유 감독은 가드 개인기가 좋은 필리핀을 상대로 앞선에서 수비 부담을 주는 3-2 드롭존을 준비했다. 하지만, 필리핀 농구는 정교하고 빠른 패스워크를 갖고 있었다. 성급하게 던지는 슛인 듯해도 알고보면 정확한 패턴플레이와 완벽한 움직임이 만들어낸 3점포다.
유 감독의 해결책은 맨투맨이었다. 3쿼터 막판 20점 내외로 뒤지자 키 작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전면강압수비를 펼쳤다. 이게 주효했다. 몇 차례 수비가 성공했고, 속공 득점이 나온데다 문태종과 조성민, 김태술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4쿼터 들어 시소게임을 했다. 유 감독은 “신장 생각을 하지 않고 앞선에 작은 선수들로 대응했다. 위기를 넘겨준 작은 선수들의 투혼이 컸다. 후반전은 우리 정신력이 앞섰다. 지면 안 된다는 강한 생각이 경기를 뒤집은 원동력이다”라고 했다.
또한, 유 감독은 “필리핀 슛 컨디션으로는 지역방어는 안 된다고 봤다. 그 다음에 맨투맨 수비와 반격, 문태종 슛 감각이 매우 좋았다”라고 했다. 이어 “조성민의 슛에 기대하지 않았던 양희종까지 합세하니 분위기가 살아났다. 앞선에서 희종이과 태술이가 분위기 반전시키는 스틸을 몇 차례 해낸 게 승인이다”라고 했다. 실제 강력한 압박수비에 필리핀 특유의 업템포 농구가 무너졌다. 후반 들어서는 외곽슛 확률도 많이 떨어졌다.
유 감독은 “내일 경기도 다른 건 없다. 오늘 사용한 수비 중에서 잘 맞는 것을 사용할 것이다”라고 했다. 빅맨들의 아쉬움에 대해선 “자라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미숙한 부분이 있다. 종현이 같은 경우 요령 있는 투지를 원한다. 아직 어려서 적응이 다 되지 않았지만, 종현이나 종규가 한국농구를 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단기간에 한국농구의 많은 문제점이 고쳐질 순 없다. 일단 단기처방, 그리고 교훈이 남는 변화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유 감독이다.
[유재학 감독.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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