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결승전에 안착했다. 27일 준결승전서 중국을 제압했다. 콜드게임은 아니었지만, 넉넉한 승리. 하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결코 순탄치 않았다. 6회 박병호 스리런포가 터지지 않았다면,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을 것이다. 조별리그 3경기와는 흐름, 분위기 모두 사뭇 달랐다.
사실 한국으로선 풀리지 않은 게임이었다. 적지 않은 찬스를 만들었으나 해결이 여의치 않았다. 중국 투수들의 수준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중국 마운드를 경기 초반 시원스럽게 공략하지 못했다. 야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는 물론이고, 주루에서도 아쉬운 케이스가 나왔다. 박빙승부에선, 결국 주루와 수비로 승패가 갈린다. 주루로 꽉 막힌 활로를 뚫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5회 2-2에서 2점을 달아난 상황에서의 기민한 주루는 단연 인상적이었다. 1사 1루서 1루주자 박병호가 기습적으로 2루도루에 성공했다. 그러자 중국 투수 치찌핑이 흔들렸다. 폭투가 나왔고 1사 3루 찬스가 됐다. 나성범의 적시타가 결승타가 됐다. 나성범 역시 돋보였다. 황재균 타석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포수 왕웨이의 송구 실책으로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중국 포수 왕웨이는 베테랑이다. 상대적으로 2루 송구 동작이 기민하지 않다. 이런 점을 미세하게 파고든 주루는 분명 고급야구였다. 그것도 대표팀 4번타자와 6번타자의 고급주루. 중국의 허를 완벽하게 찌른 효과가 있었다. 중국 내야진은 대표팀의 기습 도루 이후 전체적으로 위축됐다. 도루를 의식해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했고, 각이 좁아지면서 안타를 만들기 쉬운 조건이 갖춰지기도 했다. 결국 중국은 6회 박병호의 스리런포 이후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 주루가 100%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경기 초반 두 차례 주루사는 경기를 중반까지 박빙으로 끌고 간 원인이 됐다. 우선 1회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김현수가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갔다. 중국 선발투수 리신은 흔들렸다. 결국 2사 1,2루서 강정호의 좌전안타가 터졌다. 그러나 타구가 짧았다. 하지만, 2루주자 김현수가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 홈에서 횡사했다. 좀 더 신중한 주루가 아쉬웠던 순간.
2회에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1사 만루서 민병헌이 우선상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중국 야수진의 중계플레이가 비교적 기민했다. 2루주자 황재균의 판단이 느렸다. 홈을 파고 들지 않을 것이라면 3루로 재빨리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런다운에 걸리면서 태그아웃됐다. 원래 무사 만루 찬스였는데, 대표팀으로선 이때 크게 달아났다면 더 손쉬운 경기를 했을 수도 있었다.
이겼다. 결승전에 안착했다. 그러나 한 수 아래 중국을 상대로 매끄럽게 풀린 경기는 아니었다. 당연히 주루 중요성이 크다. 결국 주루로 울다가 웃었다. 결승전서도 마찬가지다.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상황판단 및 행동이 필요하다.
[나성범.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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