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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아직 베일도 벗지 못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다이빙벨'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안해룡 감독과 세월호 참사를 보도해 온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당초 '다이빙벨'은 10월 6일과 10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상영 반대 목소리가 임에 따라 논란이 불거졌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 측이 유가족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라고 밝혔고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것이라며 상영 취소를 촉구했다. 특히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상영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표현의 자유와 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다이빙벨' 상영 반대 움직임을 비판했다.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의 영화인들은 성명서를 통해 공식 초청된 작품의 상영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된 지난 19년 이래 처음 벌어진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 이유를 들어 초청작 상영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상영중단 요청 철회를 요구했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해 왔다. 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프로그래머가 정한 초정작의 상영을 막는 움직임이 일자 논란이 불거진 것도 표현의 자유 침해와 더불어 이런 부산국제영화제의 전통이 위협받을까하는 걱정에서다.
지난해 미군기지 건설로 갈등을 겪은 제주도 강정마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구럼비-바람이 분다', 지난 2012년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남영동1985' 등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됐다. 당시에도 상영 논란이 일었지만 논란은 논란에 그쳤다. 영화는 상영됐고, 영화를 판단하는 몫은 관객에게 넘어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회를 앞두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위협받는 큰 문제에 직면했다. 지금까지도 상영을 두고 논란은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영화제를 보호해야 할 조직위원장인 서 부산시장이 상영을 반대하고 나섰고, 부산시에서 영화제 전체 예산 123억원 중 60억여원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영화제 측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화를 판단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전석 매진된 '다이빙벨'을 예정대로 상영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영화를 두고 상영 논란이 일고 있는 이 때 부산영화제 측이 예정대로 영화를 상영할 수 있을지, 상영 후 불이익의 징조들이 보이지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영화 '다이빙벨' 스틸.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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