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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조정석이 박중훈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는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개봉한 이명세 감독 연출, 배우 박중훈과 고 최진실 주연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조정석은 2014년판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원작의 박중훈이 맡았던 캐릭터인 영민으로 분해 이 시대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영민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최고의 배우들이 연기했던 당대 최고의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
조정석은 "(리메이크작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받고 제목을 읽고 난 후에야 옛날에 내가 봤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리메이크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이 영화가 리메이크라는 걸 알게 됐다"며 "원작에서 박중훈 선배님과 고인이 되신 최진실 선배님이 무척 재미있게 연기해줬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이 시나리오가 있는 그대로 그 자체로도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원작과는 별개의 또 다른 영화라 생각하며 임했다.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무언가를 재창조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원작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가미할 것은 가미해 2014년 판으로 탄생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시나리오는 조정석의 마음을 홀딱 빼앗았다. 특히 이 시대에 맞게끔 변화됐다는 점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들 중 하나인 듯 싶었다.
조정석은 "24년 전의 영민과 올해의 영민은 분명히 다르다. 박중훈 선배님이 연기했던 영민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남자의 표상이었다. 난 2014년 많은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신혼부부, 평범한 남자를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조정석이 연기한 영민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다. 그는 몸도 마음도 키도 대한민국 평균이자 9급 공무원인 영민 역을 맡아 철부지 남편에서 음란마귀에 씌인 한 남자의 모습까지 다양한 면면들을 선보이며 유쾌한 웃음,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을 선사한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24년이 지나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신들. 영민과 미영(신민아)의 불타는 신혼 시절을 보여주는 알콩달콩한 모습부터 원작의 재미를 배가시킨 자장면 신까지.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이는 시나리오, 감독의 연출 덕분이기도 했지만 찰떡 호흡을 선보이던 배우들의 열정 덕분이기도 했다. 실제 영민이 미영 앞에서 시도 때도 없이 바지를 내리며 속옷을 노출했던 신은 신민아의 아이디어, 조정석이 급하게 바지를 벗던 중 예상치 못했던 내복 때문에 창피해 하던 신은 조정석의 아이디어, 영민 친구들과의 음주 신은 배우들의 사전 음주 아이디어 회의 끝에 탄생한 장면 들이다.
조정석은 "나의 아이디어, 민아의 아이디어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친구들끼리 나오는 장면의 경우 촬영 전날 술 한 잔을 먹으며 아이디어 회의를 해 만들어졌다. 그 정도로 모든 배우들의 열의와 열정이 넘쳐 아이디어를 누가 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또 하나의 특이할만한 점은 이 작품이 조정석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점. 그동안 스크린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신스틸러로 활약해 온 조정석인 만큼 첫 주연작임에도 어색하지 않은 모습들로 스크린을 채워 나간다.
조정석은 "어떤 배역을 맡든 나를, 조정석을 최대한 버리려고 노력한다. 백지에 스케치하는 걸 원하는 타입이다. 그리고 배우는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나의 장점을 정확히 안다면 캐릭터를 그려나갈 때 부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배우로서 욕심도 놓치지 않는 게 조정석의 장점.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시기 안주하는 것이야 말로 함정일 수 있다며 자신을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조정석은 "내가 만약 안주한다면 함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연기를 할 때 날 많이 괴롭힌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행복하고 즐겁게 연기한다. 그게 나의 사고방식이다. 물론 굉장히 복잡한 분석은 당연히 필요하다. 분석할 때는 나 자신을 괴롭히고, 연기를 할 때는 심플하게 하자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 모든 것들이 분명 연기에 실린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복잡하게 표현하려 한다면 연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며 작은 것 하나에도 신중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배우 조정석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 간의 연애 끝에 이제 막 결혼한 영민과 미영의 신혼생활을 그린 영화로 임찬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8일 개봉된다.
[배우 조정석.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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