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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조로', 우리가 알던 그 조로가 아니다.
뮤지컬 '조로(zorro)'는 상류 계급 출신 디에고(조로)가 집시처럼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다 자신의 어릴 적 친구 라몬의 악행으로 고통 받는 민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고, 아버지의 복수와 고향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여정을 통해 자기 자신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2014년 뮤지컬 '조로'는 앞선 공연에서 보여진 캐릭터와 이야기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 것에는 연출진의 탄탄한 내공이 돋보인다. 순수하면서도 마초적인 조로, 외유내강 루이사, 열등감에 사로 잡힌 라몬, 집시 여왕 이네즈는 이름부터 인물의 성격까지 비슷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와 이야기가 탄생된 것이 놀라움을 준다.
캐릭터를 유지하는 동시에 기본 주제 의식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색깔 자체가 확 달라진 것 역시 흥미롭다. 영웅물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이번 '조로'에는 흥이 있는 것. 각 인물들 역시 한템포씩 가벼워져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단순 코믹 요소가 가미돼 가벼운 웃음이 계속 되고 입체적인 인물들의 합이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낸다.
인물들이 가벼워지니 부담도 줄었다. 권력에 착취 당하고 울부짖는 시민들, 그런 시민들의 편에 서며 한 인물이 영웅이 돼가고 또 이전의 영웅이 다시 초심을 되찾는 등의 과정이 무겁지 않게 그려진다. 부담 없이 단순하면서도 적당히 진지한 분위기로 진짜 메시지를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
새로워진 '조로'의 매력은 여기 있다.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현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정통으로 전한다는 것이다. 조로가 필요한 이 시대에 진짜 영웅물이 전해야할 메시지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전하니 영리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또 여전히 화려한 액션과 음악, 플라멩코 댄스 등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잘 짜여진 합으로 유치하지 않은 액션을 만들어 내고 기차, 회전 무대, 영상 등을 활용해 시각적인 재미를 잡았다. 또한 관객까지 춤 추게 하는 음악과 댄스는 '조로'를 흥 충만한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배우들의 찰떡 같은 호흡도 새로워진 '조로'를 유쾌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특히 김우형은 그간 보여졌던 멋있는 모습에서 다소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멋진 조로와 귀여운 조로를 넘나들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새로운 조로 휘성, 키, 양요섭 또한 각기 다른 조로의 매력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지영, 소냐, 안시하, 김여진, 박성환, 조순창, 서영주, 이정열, 김봉환, 이희정 등과 완벽한 앙상블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인다. 특히 앙상블은 극 전체를 끌고 가는 일등공신. 노래, 안무, 호흡 등 완벽한 앙상블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어 안정감을 이끌어 낸다.
한편 뮤지컬 '조로'는 오는 26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조로' 공연 이미지. 사진 = 엠뮤지컬아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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