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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전사가 싸우러 나가는데 부담이라뇨."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리스트 류한수(삼성생명)는 강철 멘탈을 지닌 사나이였다. 대단한 정신력에 자신감까지 갖춘 '뉴 에이스'가 나타났다.
류한수는 1일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서 강적 마츠모토 류타로(일본)를 2-0으로 꺾고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서 0-4의 초반 열세를 딛고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까지 따냈다. 모두가 원하던 멋진 그림이 나왔다.
류한수는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66kg급 우승자다. 올해도 카자흐스탄 아크몰린스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서 66kg급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마츠모토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 60kg급 동메달을 따냈고, 2년 전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60kg급 동메달을 차지했다. 같은 해 터키 이스탄불서 열린 골든그랑프리에서도 3위에 입상한 아시아 레슬링의 강자 중 하나였다. 하지만 류한수의 투지와 집중력이 더 강했다.
류한수는 엘무라트 차무라도프(우즈베키스탄)와의 준결승서 큰 위기에 직면했다. 2피리어드 시작과 동시에 4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종료 1분 30여초를 남기고 들어메치기로 동점을 만드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는 또 다시 기술을 허용, 4-6이 되면서 어려운 상황에 몰렸으나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까지 5초 남은 상황에서 기막힌 메치기로 6-6을 만들었다. 경고 하나를 안고 있던 차무라도프의 패배, 류한수의 승리였다.
류한수는 준결승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상대는 지쳐 있었다. 충분히 뒤집을 자신 있었다. 적극적으로 공격한 게 주효했다. 기술보다는 정신력으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죽기살기로 운동한 것을 보상받은 것 같다. 오래간만에 1등 해서 기분 좋다. 아시안게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버릴 건 버리고 만들 건 만들어서 꼭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겠다"고 말했다.
생사를 넘나든 지옥훈련도 류한수의 금메달 비결 중 하나다. 그는 "자나깨나 훈련한 게 좋은 성적의 비결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근육 경련으로 잠도 못 잘 정도였다. 사실 안한봉 감독님 원망도 많이 했다(웃음). 그런데 금메달 따니 정말 기쁘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류한수는 이날 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 4명 중 가장 먼저 경기를 치러야 했다. 부담이 클 법도 한데, 류한수는 아니었다. 그는 "전사가 싸우러 나가는데 부담이라뇨"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마음 단단히 먹고 정신력으로 이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제 (정)지현이 형이 71kg급 금메달을 따면서 부담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제 류한수의 수상 내역에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추가됐다. 피나는 노력과 특유의 정신력을 앞세워 따낸 금메달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류한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꼭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그의 말에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멘탈갑' 류한수의 질주는 이제 시작이다.
[류한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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