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金 없던' 월드스타 김연경, 이제 맘껏 웃어라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모든 걸 이뤘지만 정작 국가대표로서 정상의 자리에 한 번도 서지 못했던 '월드 스타'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 안방에서 모든 갈증을 풀어냈다. 이제 맘껏 웃어도 된다.

김연경은 2일 인천 송림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 중국전에 선발 출장, 26점을 올리며 한국의 세트스코어 3-0(25-20 25-13 25-21)완승을 이끌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 첫 금메달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김연경은 2006년 도하 대회에 출전했으나 5위에 그쳤고,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는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다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역전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년 전 런던올림픽서는 선전했지만 결과는 4위였다. 2011년과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도 3위로 마무리했다. 금메달이 무척 절실했다.

김연경은 일본과의 4강전이 끝나고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뛴다. 꼭 금메달 따고 싶다. 중국이 올라오길 바라고 있었다.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연경은 이날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양말을 종아리까지 바짝 올려 신고 코트에 들어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일종의 의지 표현이었다.

김연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1세트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혼자 5점을 올렸다. 때리는 대로 상대 코트에 내리꽃혔다. 중국은 몹시 흔들렸다. 1세트에만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2세트서 7점을 올리며 순항을 이어간 김연경의 진가는 3세트에 나왔다.

승부사였다. 1-7까지 끌려가던 팀이 김희진의 공격을 앞세워 14-1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연경이 후위공격 3개를 연거푸 중국 코트에 꽂았다. 17-13까지 리드 폭을 넓혔다. 리듬이 깨진 중국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김연경은 무서운 존재였다. 18-16 상황에서도 추가점을 보태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만큼 김연경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한국은 3세트 24-21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김희진의 개인 시간차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뛴다"던 김연경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코트를 빙빙 돌았다. 김연경의 이력서에 국제대회 금메달 하나가 추가된 순간이었다.

터키리그 진출 첫해인 2011~2012시즌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MVP를 거머쥐며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우승으로 이끈 김연경이다. 진정한 '월드 스타'로 등극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던 그다. 국가대표로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모두 풀어냈다. 진정한 월드스타 김연경, 이제 맘껏 웃어라.

[양말을 바짝 올려 신은 김연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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