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하 한국)이 만리장성을 넘었다. 4년 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깨끗이 설욕했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인천 송림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3-0(25-20 25-13 25-2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무려 20년 만에 여자 배구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은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양말을 종아리까지 바짝 올려 신고 코트에 들어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일종의 의지 표현이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신예 이재영도 경기 전 훈련에 참여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한국은 세터 이효희를 필두로 김희진, 김연경, 한송이, 박정아, 양효진, 리베로 김해란이 먼저 코트에 들어섰고, 중국은 세터 딩샤를 중심으로 인나-얀니-장창닝-장샤오야-류얀한, 리베로 왕치안이 선발 출전했다.
출발이 무척 깔끔했다. 김연경의 순도 높은 공격을 앞세워 중국 수비라인을 무력화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상대 범실과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6-1까지 앞서 나갔다. 김연경은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혼자 5점을 올리며 순항했다. 이후 중국에 2차례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11-9까지 쫓겼으나 김연경의 연거푸 3득점을 따내며 흐름을 끊었다. 14-11 상황에서는 김연경의 오픈공격과 한송이의 블로킹 득점으로 16-11로 달아났다. 이후 별다른 위기 없이 흐름을 이어간 한국은 24-20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김연경의 왼쪽 오픈공격 득점으로 첫 세트를 손에 넣었다.
2세트 초반 중국의 블로킹 벽에 막혀 5-8까지 끌려가던 한국이 또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연경의 오픈공격과 박정아의 서브득점, 김희진의 이동공격과 블로킹으로 연거푸 7점을 뽑아냈다. 11-8 리드. 13-9 상황에서는 김희진의 기막힌 서브득점에 이은 양효진의 밀어넣기, 김연경의 오픈공격 득점으로 16-9까지 달아났다. 한 순간에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것. 이후 격차를 더욱 벌리며 중국을 압박한 한국은 23-13 상황에서 김희진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 2세트도 손에 넣었다.
한국은 3세트 초반 1-7로 끌려갔다. 이번에는 범실에 발목이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5-11 상황에서 박정아의 과감한 오픈공격과 김희진의 시간차, 한송이의 블로킹 등으로 연거푸 5득점, 10-11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기세가 대단했다. 연속 실점하며 흐름이 끊기는가 싶었으나 11-13 상황에서 김희진이 이동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해 동점을 만들었다. 곧이어 이다영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후위공격 득점으로 17-13까지 앞서 나갔다.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한국은 이후에도 김연경의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는 공격과 중국의 범실까지 더해 22-17로 달아났다. 금메달이 반석 위에 놓였다. 나머지 3점을 채우는 건 어렵지 않았다. 24-21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마지막 득점으로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린 한국이다.
한국은 26점을 폭발시킨 김연경과 적재적소에 다양한 공격으로 힘을 보탠 김희진(16점)이 나란히 두자릿수 득점으로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세터 이효희와 이다영이 번갈아 코트에 나서 공격을 지휘했다. 양효진과 한송이는 효과적인 서브로 중국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데 한몫 했다. 김해란의 미친 디그는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수훈선수였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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