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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김윤희(세종대)가 활짝 웃었다.
김윤희가 인천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했다.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서 후프 16.300점, 볼 16.450점, 곤봉 15.516점, 리본 15.400점을 받았다. 김윤희는 네 종목 합계 63.666점으로 개인종합 9위를 차지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김윤희는 리듬체조 대표팀 맏언니다. 맏언니가 1일 팀 경기서 눈물을 보였다. 김윤희는 팀 경기 당시 볼 15.166점으로 10위, 후프 15.083점으로 12위에 그쳤다. 초반 두 종목서 연이어 실수를 범하며 흔들렸다. 결국 후프 점수를 받기 위해 대기석에 앉아있을 때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과 동생들(손연재, 이다애, 이나경)에게 미안한 마음이 겹친 것이다.
김윤희는 팀 경기 직후 “동생들에게 폐 끼칠까 걱정됐다”라며 또 한번 울었다. 에이스 손연재를 잘 받쳐줘야 한다는 책임감, 경험 없는 어린 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김윤희. 그런 김윤희도 마냥 울고 있을 순 없었다. 김윤희는 리본 16.416점으로 7위, 곤봉 16.193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합계 65.532점으로 개인종합 예선 9위로 결선에 올라왔다.
김윤희는 이날 개인종합 결선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쳤다. 1일 실수가 많았던 후프와 볼 연기가 매끄러웠다. 비록 곤봉에서 수구를 몇 차례 놓치면서 감점됐고, 리본에서도 반등을 일궈내지 못해 개인종합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김윤희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김윤희는 리본 연기 직후 활짝 웃었다.
김윤희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손연재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손연재와 함께 출전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손연재와 수 차례 월드컵 시리즈에 동행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에 무너졌다. 하지만, 김윤희가 묵묵히 제 몫을 해주면서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어왔기에 손연재 같은 에이스도 탄생했고, 그 뒤를 이어 이다애와 이나경도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한국 리듬체조에 김윤희의 가치는 결코 폄하돼선 안 된다.
김윤희는 올해 만 23세다. 수명이 짧은 리듬체조 특성상 4년 뒤 자카르타 대회 참가 여부가 확실치 않다. 일각에선 사실상 마지막 종합대회라고 보기도 했다. 김윤희는 그런 뜻 깊은 무대서 울었고, 또 웃었다. 이날 웃음은 무슨 의미였을까. 최선을 다했다는, 후련한 의미의 웃음이 아니었을까. 김윤희의 인천 아시안게임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김윤희.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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