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또 다른 국가대표 에이스가 나타났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이 날개를 활짝 폈다.
김희진은 2일 인천 송림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 중국전에 선발 출장, 블로킹 2개와 서브득점 하나 포함 16점을 올리며 한국의 세트스코어 3-0(25-20 25-13 25-21)완승을 이끌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한국 여자 배구에 20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것이다. 국제대회 금메달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날 김희진은 한국이 끌려가던 2, 3세트 중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2세트 중반 블로킹과 이동공격으로 상대 흐름을 완전히 꺾어 놓은 게 결정적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서 만난 김희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희진은 경기 후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는데 오늘 경기로 만회한 것 같다. 내 역할을 못해서 오늘 더 열심히 했다. 잘하기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남자 대표팀은 일본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김희진의 아쉬움도 컸다. 남자 대표팀의 패배를 덮어줄 수 있도록 자신 있게 뛰자며 각오를 다졌다. 김희진은 "오늘 (전)광인이를 보면서 배웠다. 안 돼도 열심히 자신 있게 하더라. 우리도 그렇게 하면 남자 대표팀 패배를 덮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1세트서는 마음 놓고 서브를 못 넣었는데, 2세트 들어 서브에서 반전을 이뤄내자고 생각했다. 아까 1대1 블로킹도 잡아내면서 '오늘 별걸 다 하는구나' 생각했다. 되는 날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하는 점수도 김희진의 몫이었다. 그는 "마지막에 세터 (이)다영이가 무슨 생각으로 줬는 지 모르겠다"고 웃어보인 뒤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상대 선수 손이 부러져도 좋다는 각오로 무조건 세게 때렸다. 정말 너무 기뻐서 그간의 고생과 부상도 생각나지 않더라. 마냥 좋았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올 시즌 V리그와 2년 후 리우올림픽에 대한 각오도 함께 전했다.
"마지막 경기를 잘 끝냈다. 리그에서도 자신 있게 하겠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리우올림픽에 가겠다."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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