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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잔잔한 진행이었지만 극중 강동하(감우성)의 심리상태는 시종일관 요동쳤다. 이런 강동하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 것이 배우 감우성의 힘이었다.
2일 밤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 8회에서는 이봄이(수영)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진짜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에게서 떠나가는 강동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하누라온의 새로운 직원들에게 합격증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강동하는 이봄이를 발견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봄이를 밀어내려 자신의 회사에 지원한 그녀를 탈락시켰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합격한 그녀가 다시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강동하와 이봄이는 부딪히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번번이 마주쳤고 결국 이봄이는 "나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 안다. 욕심인 것도 알고 이기적인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대표님(강동하), 그리고 푸른이(현승민)와 친구처럼 계속 잘 지내고 싶다"며 손을 내밀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좋아해서는 안 되는 사람. 그런 두 사람이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은 회식 자리에서였다. 강동하는 "예쁘다"며 마음을 표현했고, 이봄이는 "좋아한다"는 말로 고백을 건넸다. 강동하는 "그 마음 가짜다. 원래 심장 주인이 나 같은 노땅을 좋아했나 보다"며 또 한 번 이봄이를 밀어내려했지만, 그녀는 "심장은 이제 내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 이 마음도 내 것이다"고 재차 마음을 전했다.
그날 밤 홀로 생각에 잠긴 강동하는 하늘에 있는 아내에게 "심장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진짜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다음날 강동하는 명언을 소개하는 사내방송을 통해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은 뒤 이봄이의 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알퐁스 도데의 '별'이 왜 아름다운지 알아? 목동이 아무런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야. 소녀를 그냥 보냈기 때문이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배우 감우성의 드라마 출연작 중 유독 빛난 작품들은 멜로인 경우가 많았다. MBC 드라마 '사랑해 당신을', '현정아 사랑해', 그리고 지금도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SBS 드라마 '연애시대'가 그랬다.
한 시간이라는 방송 시간 동안 강동하는 이봄이를 다시 만나 당황했고, 또 한 번 열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마음에 당혹스러워했고, 결국 그 마음을 정리한 뒤 그녀의 곁을 떠나갔다. 이 급격한 주인공의 변화가 잔잔한 톤을 유지하고 있는 '내 생애 봄날'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온전히 감우성이라는 배우의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감우성은 '내 생애 봄날'을 통해 자신이 왜 멜로에서 더 빛나는 배우인지를 증명해가고 있다.
[배우 감우성(두 번째)과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수영.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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