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마지막 상대는 이란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진출한 남자농구대표팀. 마지막 상대는 아시아 최강 이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결국 이란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쉽지 않은 승부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은 이란에 뒤진다. ‘만수’ 유재학 감독도 “이란전은 답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하메드 하다디라는 아시아 최고센터에 가드 마흐디 캄라니, 포워드 니카 바라미 등 각 포지션에서 아시아 최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하다디와 캄라니, 하다디와 바라미로 이어지는 2대2 공격,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옵션이 매우 위력적이다. 신장, 파워, 스피드, 테크닉 등 모든 부분에서 최강. 유 감독의 “답 없다”는 매우 현실적인 코멘트. 약한 고리가 한 군데라도 있어야 공략해볼 수 있는데, 이란은 그렇지 않다. 유 감독도 “이란이 높이, 스피드, 힘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힘든 상대”라고 했다.
▲ 하다디의 위력
218cm를 자랑하는 하다디의 위력은 스페인월드컵서 입증됐다. 이란이 세계적 팀들을 상대로 1승을 거뒀고, 매 경기 대등한 승부를 벌인 건 하다디가 NBA 정상급 센터와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선 하다디를 막을 자가 없다. 활동 범위도 넓다. 외곽슛도 정교하고 가드, 포워드들과의 2대2 공격은 더욱 위협적이다. 기본적인 픽 앤 롤과 팩 앤 팝, 슬립에 의한 공격까지 무수한 루트를 만들어낸다.
한국이 가장 걱정스러운 게 바로 이 부분. 하다디가 외곽으로 나와서 2대2 공격을 시도할 때 수비가 문제다. 한국은 그동안 2대2 수비에서 외곽으로 나온 빅맨들의 테크닉과 요령 부족으로 실점을 많이 했다. 공격수들의 스크린 이후 대처능력이 떨어지면서 틈을 보였고, 외곽슛이나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한 것. 이란에는 돌파와 외곽슛이 능한 선수가 즐비하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수비 약점이 해결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단 대표팀이 이번 대회서 재미를 본 3-2 드롭존으로 최대한 이란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돌파와 외곽슛이 정교한 선수가 즐비한 이란을 상대로 재미를 볼 가능성은 미지수. 결국 하다디가 골밑에서 공격할 때 이종현과 김종규, 오세근, 김주성 등 빅맨들이 돌아가면서 최대한 제어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능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점수를 내줄 때, 파울로 끊어야 할 때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모험일 수 있는데, 하다디 앞에서 강력한 오버가딩(볼이 투입되기 전 미리 앞에서 수비하는 것)을 하거나 가드진의 물량을 활용해 하다디에게 최대한 볼이 늦게 투입되게 유도하는 전략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하다디에게 볼이 정확하게 투입될 경우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함정이 있다.
▲ 믿을 건 외곽포?
한때 한국농구의 트레이드마크는 양궁농구였다. 확실한 공수 테크닉 없이 외곽포에만 의존한 농구를 빗댄 것이다. 지금은 옛말이다. 과거처럼 정확한 외곽포를 갖춘 선수가 많지 않다. 또 각종 수비전술이 발달하면서 외곽슛만으는 국제무대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유 감독 역시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그런 농구를 탈피했다.
그런데 이란처럼 최강자와의 단판승부에선 폭발적인 외곽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 8강리그서 필리핀을 꺾은 것도 문태종의 미친듯한 3점슛 덕분이었다. 후반 전면강압수비로 흐름을 잡았지만, 내용상으로는 거의 완패한 게임. 그러나 문태종의 타짜 본능을 톡톡히 맛본 게임이기도 했다. 사실상 이란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
하다디 옵션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한다고 보면, 결국 화력에서 최대한 대등하게 가야 승산이 있다. 제 아무리 기술과 테크닉이 완벽한 이란도 상대 미친듯한 외곽포에는 당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필리핀전서 수비조직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필리핀 가드들의 엄청난 외곽포에 눌렸을 뿐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란에 화력대결 혹은 양궁농구로 승부를 보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확률 자체가 떨어진다. 하지만, 준비한 모든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 문태종과 조성민의 3점슛 대폭발에 기대를 거는 게 최후의 방법이다. 그 정도로 한국이 아시아 최강자 이란을 꺾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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