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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모두가 금빛 메달을 걸 수는 없었다. 메달권 근처에도 못 갔던 선수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 도전했던 수많은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금빛보다 더욱 반짝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목표였던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금메달을 딴 선수들도 빛났지만 그에 못지않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줬던 은메달, 동메달리스트들도 많았다. 또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며 투혼과 열정을 보여준 순간들도 있었다.
▲세팍타크로와 육상,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다
먼저 남녀 세팍타크로 선수들이다. 사실 세팍타크로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가 있는 스포츠다. 때문에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관심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같은 무관심을 당당히 실력으로 무너뜨리며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4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올렸다. 남녀 레구와 남자 더블, 남자 단체전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그 주인공. 이들은 비록 아시아 1인자는 되지 못했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육상 대표팀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재조명 됐다. 육상 대표팀은 금메달을 1개도 따내지 못하며 이번 대회를 노골드로 마쳤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남자 400m 계주에서 배턴 전달 실수로 실격을 당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를 만회해 준 은메달, 동메달 주인공들이 있었다.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다. 이 중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선수는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의 강자 여호수아(인천시청)였다. 여호수아는 남자 200m와 남자 1600m 계주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남자 1600m 계주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이 결정되는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2일 열린 대회 결승에서 여호수아는 1600m 경기가 열리기 35분전 400m 계주에 출전했었다. 당초 그는 1600m 계주에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최동백(한국체대)의 부상으로 긴급히 대신 투입된 것.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여호수아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힘껏 달렸다. 3위로 달리고 있었지만 그는 2위 사우디 아라비아를 추격했고, 그는 지쳐 더 이상 달릴 힘이 없었지만 끝까지 기록 단축을 위해 앞으로 넘어지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상으로는 사우디와 똑같은 3분04초03. 이 기록은 종전 한국 기록을 0.02초 앞당긴 한국 신기록이었다. 이후 사진 판독 결과 간발의 차로 여호수아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동메달이 은메달로 바뀌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지쳐 쓰러졌고, 관중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여호수아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은메달 중 하나였다.
▲메달은 못 땄지만 최선을 다했던 ‘오뚝이 역사’ 사재혁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준 선수들도 많았다. 이 중 가장 굴곡진 사연의 사재혁(제주도청)은 아름다운 도전을 보여줬다. 사재혁은 지난달 24일 역도 남자 85kg급에 출전해 인상에서 171kg을 들어올리며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용상에서 3번의 기회를 모두 실패하며 실격됐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메달을 딴 것 못지않은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의 지금까지 ‘오뚝이’ 인생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사재혁. 하지만 그는 금메달 획득 이후 부상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불참했고, 2년 후 런던올림픽에서는 경기 도중 팔이 꺾여 팔꿈치가 탈골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그가 이번 대회 전까지 받은 수술 횟수는 총 7번. 주변에서는 그가 더 이상 바벨을 들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당당히 재기했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사재혁은 다시 2년 후 열리는 리우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팍타크로 대표팀(첫 번째 사진), 사재혁(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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