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결국 하다디를 봉쇄했다.
이란은 지난 10여년간 아시아 최강자였다. NBA를 경험한 218cm 센터 하메드 하다디의 존재가 상대에 매우 부담스러웠다. 하다디는 예년에 비해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여전히 탈아시아급 기량을 가졌다는 평가가 더 정확했다. 신장+파워+테크닉이 완벽하게 갖춰진 완성형 빅맨.
자신의 골밑 공격은 물론이고, 가드와 포워드들의 공격도 살려주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한다. 특히 니카 바라미 등과의 2대2 공격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란 가드와 포워드들의 좋은 테크닉 덕분이지만, 바라미의 묵직한 스크린과 이후 세밀하면서도 지능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존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서 하다디를 막지 못해 이란에 결국 무너졌다.
유재학 감독은 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직후 이란에 대해 “답이 없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다디와 거기서 파생되는 공격을 막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역시 ‘만수’였다. 2일 휴식을 취하면서 하다디 봉쇄법을 찾았다. 기본적으로 하다디에게 들어가는 패스라인을 최대한 압박했다. 가드들부터 강력한 수비로 하다디에게 들어가는 패스 자체를 불편하게 했다. 1차적으로 실책을 많이 유발했다.
하다디가 로 포스트에서 공을 잡은 뒤 안전하게 돌아서면 2실점할 각오가 돼 있었다. 어쩔 수 없는 부분. 애당초 빅맨들의 오버가딩으로 하다디에게 들어가는 볼을 2차적으로 끊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유 감독은 정석적으로 갔다. 하다디가 볼을 잡으면 오세근과 김종규, 이종현 중 2명이 더블팀을 가했다. 상황에 따라서 트리플팀도 불사했다. 하다디가 긴 팔과 신장을 활용해 볼을 외곽으로 빼줄 때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선 사실상 포기한 부분.
그러나 이것 역시 잘 통했다. 하다디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볼 처리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더블팀 이후 하다디가 슛을 불편하게 던진 뒤엔 자연스럽게 제공권 우위를 점했다. 유 감독은 전반전에 이런 수비가 잘 통하자 후반전에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다디는 후반전에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
물론 파울이 부담스러웠다. 전반전까지 오세근이 3개, 김주성이 2개였다. 하지만, 김종규와 이종현이 힘을 내줬다. 오세근과 김주성은 지능적으로 버텼다. 또 유 감독이 적절한 교체로 체력도 안배해주고, 파울 관리도 했다. 결국 하다디 옵션이 상당 부분 제어됐다. 14점 6리바운드로 봉쇄했다. 특히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은 대표팀은 스크린에 이어 이란 빈 공간을 공략하는 옵션도 잘 통했다. 이란의 수비가 생각만큼 견고하진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시소게임서 승기를 잡았고, 우승에 골인했다. 하다디를 봉쇄하자 금메달이 왔다. 하다디 봉쇄는 12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가는 황금열쇠였다.
[하다디.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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