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한국 남녀 농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동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남자 농구는 결승전 종료 직전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여자 농구도 노장들의 투혼을 바탕으로 좋은 전력을 보여줘 금메달을 되찾아왔다. 이제 다시 농구 인기를 되살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인기 부흥과 함께 한국 농구는 이 기쁨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과제도 떠안게 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이란과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79-77로 승리하며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이보다 하루 앞선 2일에는 여자 대표팀이 중국을 제압하며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팀이 동시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전 현장에서는 이미 금메달을 따낸 여자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이 참석에 남자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그동안 기쁜 일이 별로 없었던 한국 농구의 잔칫날이었다.
사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남자 대표팀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 바로 직전 참가했던 2014 FIBA 농구월드컵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5전 전패했기 때문. 특히 경기력도 좋지 않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게다가 국가대항전을 준비하는 협회의 미비한 지원과 시스템 부족, 국가대항전 경험 부족 등의 문제까지 불거지며 여러 곳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남자대표팀은 이 같은 시련과 우려를 극복하고 아시안게임을 위해 다시 착실하게 준비했다. 여기에 김종규(LG), 조성민(kt)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과 베테랑 김주성(동부), 문태종(LG), 양동근(모비스) 등의 투혼이 합쳐지며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여자 대표팀도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과 이미선(삼성생명), 변연하(국민은행), 신정자(KDB생명) 등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팀을 떠나는 베테랑들의 열정과 투혼이 경기력으로 증명됐다. 특히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은 마지막 국가대표 무대에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더욱 의미 있는 대회로 남게 됐다. 또 김단비(신한은행), 이경은(KDB생명) 등 젊은 여자 선수들도 맹활약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남녀 농구 대표팀의 동반 우승은 분명 자랑스러운 성적이다. 한국 농구의 저력이 아직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곧바로 시작되는 프로농구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국제무대에서의 좋은 성적은 국내 리그 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메달은 이 같은 기쁨과 함께 앞으로 더욱 성장해야 하는 한국 농구에 과제도 던져줬다.
우선 남녀 대표팀 모두 세대교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남자는 김주성, 문태종, 양동근 등의 노장 선수들은 향후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또 조성민, 김태술(KCC), 양희종(인삼공사) 등도 모두 서른을 넘겼다. 대표팀 핵심 멤버들의 나이가 많다.
여자 팀도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 이번 대회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대표팀을 떠난다. 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국과 일본 팀과 비교해 한국 여자 대표팀의 평균나이가 높았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지양해야겠지만 남녀 농구 모두 아시아 정상을 지키려면 체계적이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또 이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 한국 농구의 뿌리인 유소년 시스템의 확립과 유망주 육성을 위한 인프라 및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또 주먹구구인 현재 국가대표팀 운영 방식에 대한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지금껏 제대로 된 전력분석 시스템조차 구성돼 있지 않은 현실이 이어지는 한 대표팀이 계속해서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쁨에 만족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구상이 필요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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