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인생 최고의 순간과 함께하려던 찰나에 불의의 부상이 찾아왔다.
신은 그에게 노히트노런을 허락하지 않았다. LG 우완 사이드암 신정락(27)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시즌 16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신정락은 인생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8회초 1아웃까지 볼넷 2개만 내준 게 전부. 실점은 물론 안타도 맞지 않았다. 노히트노런이란 대기록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5개였다.
그런데. 8회초 1사에서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신정락은 강상수 투수코치의 방문과 함께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노히트노런에 도전하는 투수를 아무 이유 없이 바꿀 리는 만무. 역시 원인은 부상이었다. 오른 중지 손톱에 이상이 생기면서 정상적인 투구가 불가능해졌다.
0-0으로 팽팽한 승부였기 때문일까. 대기록 앞에서 욕심을 부릴 수도 있었지만 신정락은 그렇지 않았다. 덕아웃으로 복귀하는 신정락에게 1루 관중석의 LG 팬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신정락의 투구는 환상적이었다. 탈삼진만 9개를 수확했다. 이는 프로 데뷔 후 개인 1경기 최다였다. 2013년 8월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탈삼진 8개를 기록했던 신정락은 이날 자신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최고 구속 144km까지 나온 직구와 최저 구속 116km까지 나온 커브의 조합은 NC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이날 99개의 공을 던진 신정락은 커브를 중요한 순간에 결정구로 쓸 만큼 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이날 신정락은 비록 프로야구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LG는 신정락의 호투를 발판 삼아 또 하나의 대기록을 창출해냈다. 바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팀 노히트노런이 그것이다. LG는 신정락에 이어 등판한 유원상과 신재웅이 안타를 내주지 않았고 9회까지 NC를 무안타 무득점으로 묶었다. 그리고 9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둬 팀 노히트노런이란 대업을 달성했다.
[신정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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