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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열혈남' 호시노 감독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호시노 센이치(67) 감독은 7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17시즌 동안의 감독 생활을 마무리했다. 라쿠텐은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 7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64승 80패로 퍼시픽리그 최하위.
호시노 감독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감독이다. 주니치 감독 시절에는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의 스승이었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일본 대표팀을 맡았기 때문.
'안티 교진(巨人·요미우리)'의 선두 주자이기도 했던 호시노 감독은 1987년 주니치 드래곤즈를 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감독을 맡았으며 1996년 다시 주니치로 복귀해 2001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2002년과 2003년에는 한신 타이거즈를 맡아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2011년 라쿠텐 사령탑으로 복귀한 호시노 감독은 첫 두 시즌에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에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앤드류 존스, 케이시 맥기히(마이애미 말린스) 등을 앞세워 생애 첫 재팬시리즈 우승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는 다나카, 맥기히 공백으로 인해 지난해 성적을 재현하지 못했다. 또한 본인은 불치병인 흉추 황색 인대 골화증 수술을 받으며 시즌 중 그라운드를 두 달 동안 비우기도 했다. 성적 부진과 건강 문제가 겹치며 지난달 18일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호시노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라쿠텐 홈구장인 케이스타 미야기에는 역사상 최다인 2만 6236명의 관중이 찾았다. 호시노 감독은 경기 후 은퇴 세레머니에서 "작년은 정말 시계가 멈추기를 바랄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작년이 천국이었다면 올해는 지옥이다. 승부라는 것은 정말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오랜 시간동안 여러분 앞에서 사라졌다"며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는 여러분을 만족시킬 수 없다. 때문에 오늘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대표팀 시절 호시노 센이치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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