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김병현은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 팀으로 돌아온 김병현(35)에 대한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의 칭찬이다. 과거 전성기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던 만큼은 아니지만, 그는 올해 선 감독의 칭찬처럼 KIA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김병현은 올 시즌 20경기(선발 14경기)에 출전해 64이닝을 소화하며 3승 6패 평균자책점 7.59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상으로는 분명 부진하다. 하지만 기록 이면에 있는 그의 발전과 노력은 팀 후배들에게 충분히 귀감이 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김병현은 지난 4월 10일 KIA의 신인 투수 김영광과 맞트레이드 되며 고향 팀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족적을 남겼다. 그는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99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등에서 활약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 동안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의 성적표를 남겼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애리조나, 보스턴)도 2개나 보유하고 있다.
이후 그는 2011년 일본을 거쳐 2012년 넥센에 입단해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넥센 소속으로 통산 34경기에 출전해 8승 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하며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런 그가 KIA 유니폼을 입고 업그레이드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6일 2군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 경찰 야구단을 상대로 KIA 입단 후 첫 등판에 나선 김병현은 1⅔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9km에 불과했다.
김병현은 이후 시즌을 거듭하며 달라졌다. 김병현은 지난 5월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당시 경기에서 그는 구원으로 나왔지만 ⅓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실점하며 부진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병현은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안정감을 찾았고 흔들리던 KIA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6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완투승(5회 강우콜드)을 거두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김병현은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7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5⅔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다소 부진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다. 특히 투구수는 112개로 그가 국내 무대로 복귀한 후 두 번째로 많은 투구수였다. 체력과 구위도 시즌 초에 비해 좋아졌고, 베테랑으로서 자신이 끝까지 던질 수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던졌던 것이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선동열 감독도 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은 “김병현은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며 “7일 경기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넥센 시절보다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특히 김병현은 훈련도 항상 진지하게 하고 있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로 좋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김병현이 최근 자신이 마이너스에서 이제서야 제로(0)가 됐다고 했던 말처럼 그는 이제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과거만큼의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시즌 후 내년 스프링 캠프 때까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착실히 준비한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 그의 보직이 선발이 될지 아니면 불펜에서 시작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올 시즌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최영필(40)과 함께 팀 내 최고참에 속하는 그가 후배들을 이끌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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