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지난해 내실을 다지는데 힘썼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19회를 맞아 안정을 꾀하는데 집중했다. 비록 일각에서는 영화제 존폐 위기가 오르내리기도 했고, 독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지만 뚝심 있게 19회를 마무리 지었다.
올해의 경우 논란을 제외한 화제성은 줄어들었다. 지난해도 전에 비해 톱스타들의 방문이 줄었다는 평을 받았지만 올해는 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 중심의 배우들을 초청한 탓에 예년보다 더 조용하게 치러졌다. 하지만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고 마켓을 활성화 시키며, 독립영화의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본연의 목적에는 충실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미얀마, 이라크, 키르키즈스탄, 파기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뉴 커런츠 부문의 경우 한 번도 초청된 적 없었던 방글라데시와 레바논의 작품인 아부 샤헤드 이몬 감독의 ‘잘랄의 이야기’와 아민 도라 감독의 ‘가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허안화 감독, 장예모 감독, 102번째 작품을 들고 온 임권택 감독 등 거장들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튼튼히 받쳐줬다.
또 ‘한공주’, ‘조난자들’, ‘셔틀콕’, ‘족구왕’ 등이 호평 받았던 지난해에 이어 ‘소셜포비아’, ‘거짓말’, ‘거인’ 등이 주목 받으며 한국영화의 미래를 기대하게끔 했다. 특히 올해 독립영화 지원 강화를 위해 신설된 대명컬처웨이브상이 첫 선을 보인 만큼 20회로 이어질 독립영화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시아필름마켓이다.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은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면적대비 172개였던 부스가 올해는 223개로 확대(전년도 대비 약 30% 증가)됐고 마켓 배지 전체 발급자 수도 1566명으로 전년 대비 약 23% 증가했다. 신규참가자 역시 증가했으며,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영화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기업들의 성과 또한 두드러졌다. 중국의 아이치이(iQIYI)의 경우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라인업 40여 편과 화인컷 라인업 50여 편의 온라인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간 공동제작, 공동 캐스팅 경향에 맞춰 시범 운영된 아시아 캐스팅 마켓 또한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사들의 부스가 마련됐으며, 특히 이미 한류스타로 인기를 누리고 있거나 급부상 중인 남자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화제 면에서는 아쉬움 자아냈다. 영화제 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관람객 수를 예상하고 있지만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등의 부대행사를 찾은 사람들의 체감 수는 예년만 못했다. 내실 없는 화려함은 지양해야겠지만 시네필이 아닌 일반 관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영화제 초반 반짝이 아닌 폐막까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고른 분배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다이빙 벨’을 둘러싼 외압 논란으로 영화제의 독립성이 흔들린 만큼, 성년이 되는 20회 더 단단해진 부산국제영화제와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개막식이 진행 중인 영화의 전당(위)과 폐막식을 앞둔 영화의 전당.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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