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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어제부터 실감이 나더라고요.”
11일 고양체육관. 삼성 이상민 감독이 오리온스와 원정경기를 통해 사령탑으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 감독은 지난 4월 김동광 감독-김상식 감독대행의 뒤를 이어 삼성 감독으로 취임했다. 프로농구 최고스타의 감독 데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역사를 쓴 날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2년간 코치 했는걸요 뭐”라고 웃었지만, 코치와 감독은 엄연히 다르다.
감독은 직접 팀을 구성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 삼성은 올 시즌 전력이 썩 좋지 않다. 외국인드래프트 1순위로 리오 라이온스,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김준일을 뽑았지만, 큰 폭의 전력 업그레이드는 아니라는 평가. 라이온스는 포스트업보다는 외곽공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김준일은 대학에서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프로에선 더 많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또한 국내 가드, 포워드들의 화력이 약하다. 이 감독 역시 인정한 부분. 이 감독은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줬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세트오펜스보단 빠른 농구가 필요하다. 가드들에게 코트를 넓게 사용하라고 주문했다. 슛 찬스가 나면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했다. 가드들이 득점에 많이 가담해줘야 경기가 잘 풀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말은 쉽지, 실제 실행은 다른 문제다. 확실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 간극을 좁혀나가는 임무 역시 이 감독의 몫이다. 그래도 이 감독은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려고 한다. 그는 현역 시절 최희암 감독, 신선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많이 배웠다고 한다. 이 감독은 “두 분의 확실한 스타일은 있다. 최 감독님은 철저한 분업농구, 신 감독님은 토털농구를 펼쳤다”라면서도 “선수들을 대할 때는 강하게 대하셨다”라고 회상했다.
이 감독 역시 두 스승의 영향을 받았다. 기본적으로는 큰 형처럼 다가서더라도 “칭찬만 해주면 거만해지는 법이다. 질책할 때는 확실하게 질책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일단 선수들과 확실한 유대관계를 쌓은 뒤 기술적으로 보완할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게 이 감독의 구상. 그는 “연습게임 때부터 최선을 다해왔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9개구단 모두 해볼 만하다.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 감독을 적장으로 상대한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이 감독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추 감독은 이 감독의 홍대부고 선배이기도 하다. 추 감독은 “이 감독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구 지식도 해박한 편이다. 첫 경기라 부담스러울 텐데 좋은 지도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예상대로 험난했다. 이 감독의 삼성은 개막전서 오리온스에 석패했다. 예상 외로 잘 따라갔으나 확실한 득점원이 부족한 탓에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반복했다. 이 역시 이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감독으로선 쓰라린 보약을 들이켰다. 이 감독과 삼성이 남은 53경기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상민 감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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