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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언젠가부터 드라마 또한 작가에게 달렸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스타작가 반열에 올라섰지만, 이후 다소 부진을 겼던 김순옥 작가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성공으로 자신의 위상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 하반기 최대 히트작이었던 '왔다 장보리'가 12일 방송된 5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죗값을 치룬 뒤 도혜옥(황영희)의 곁에 머무는 연민정과 이재화(김지훈), 비단(김지영)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장보리 등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2000년 MBC 베스트극장 '사랑에 대한 예의'로 데뷔하고,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로 주목받은 뒤 김순옥 작가가 2008년에 내놓은 작품이 그동안 그녀의 대표작으로 불려온 '아내의 유혹'이었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한 여주인공이 전혀 다른 신분으로 나타나 똑같은 형태의 복수극을 펼친다는 파격적인 스토리와 점을 찍고 나타나니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한다는 극단적인 설정 속에 '아내의 유혹'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고, 김순옥 작가는 일약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후 작품의 성적은 '아내의 유혹'을 통해 높아진 김 작가를 향한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아쉬운 면이 있었다. '아내의 유혹'의 흥행세에 이어 주인공의 성별을 바꿔 이야기를 전개한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전작과 같은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가족극을 표방하며 출발했지만 중후반부 이후 막장요소가 늘어난 SBS 드라마 '웃어요 엄마'나, '다섯 손가락' 또한 10%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슬럼프라 부를 만한 시기였다.
그 때 등장한 작품이 바로 '왔다 장보리'였다. 이번 작품에서 김순옥 작가는 전개의 속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반전을 강조하는 자신을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아냈다.
과한 설정과 개연성 결여에 관한 지적이 여전히 존재했지만 전신성형과 신분세탁 등 비현실적 요소가 가득했던 전작에 비하면 '안방극장에서 통할 수 있는 막장의 적정 수위를 김순옥 작가가 찾아낸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동시에 받은 것이 이번 작품이었다.
마지막회에는 자신의 최대 히트작인 '아내의 유혹' 속 민소희(장서희) 캐릭터를 패러디한 민소희 선생님(이유리) 캐릭터를 '왔다 장보리'에 등장시키며 시청자를 향한 자신만만한 팬서비스를 펼치기도 했다.
배우 오연서, 이유리, 김지훈, 오창석, 아역배우 김지영 등 배우들의 호연이 주목을 받은 '왔다 장보리'는 스타작가 김순옥의 건재를 알린 작품으로도 의미를 갖게 됐다.
[김순옥 작가(첫 번째)와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한 이유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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