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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솔직하고 객관적이다. 그러면서 자신감과 겸손함을 함께 지녔다. 걸그룹 레인보우 래퍼 고우리에서 배우 고우리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고우리(26) 이야기다.
고우리는 최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에서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엄친딸 한다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 잘 놀고 공부 잘하고 얼굴까지 예쁜 당당하고 씩씩한 쾌활 여대생을 통해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앞서 KBS 2TV '사랑과 전쟁' 아이돌 특집에 출연하기도 했던 고우리는 '기분 좋은 날'을 통해 정극에 도전했고, 연기하는 아이돌 '연기돌'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남다른 연기력을 지닌 연기돌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우리 역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내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고우리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분 좋은 날'이 첫 정극이라 연기가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 달랐다. 이전보다 대사가 두세배 많았고 가족 드라마라 인물도 많았다. 공부할게 정말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 "요즘 잘 찾아볼 수 없는 가족적인 드라마"
'기분 좋은 날'은 유쾌한 코믹 홈드라마로 자극적이지 않은 가족 청정극을 선보였다. 고우리 역시 "착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 작품이다. 요즘 잘 찾아볼 수 없는 가족적인 드라마였다. 대가족이 나오고 찍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다 모이면 대사가 꼭 한마디씩은 있었기 때문에 다 하려면 시끌벅적 했다. 그런 재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밥 먹는 신이 되게 많았다. 거의 한 회에 두 세번은 밥을 먹는데 원래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지 않나. 따로 나가서 먹지 않아도 계속 안에서 먹으니까 그게 재밌고 좋았다. 컷 끝나고도 앉아서 계속 밥 먹으며 얘기했다"며 "다들 가족 같이 챙겨 주셔서 정이 많이 들었다. 모두 천사 같은 분들이었고 큰 소리 나지 않는 현장이었다. 계속 웃으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촬영 전 급하게 합류해 다른 출연자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장에 갔다. 근데 김미숙 선생님이 엄마라는 것을 알고 약간 당황스러웠다"며 "'엄마가 김미숙 선생님이라고? 헐' 이랬는데 뒤 돌아 보니 최불암 선생님에 나문희 선생님까지.. 정말 후덜덜했다"고 털어놨다.
"선생님들을 보자마자 엄청 긴장 됐고 딱 처음 뵙자마자 '난 정말 큰일이다. 엄청 혼나겠다' 하면서 무서운 마음으로 촬영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재밌고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열정을 배웠다. 갈수록 시간이 빨리 가서 진짜 아쉬었다."
▲ "만들어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했다"
극중 고우리가 연기한 한다인은 고우리 자체였다. 예쁘장한 외모, 통통 튀는 성격 등 대중이 바라보는 고우리의 매력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인물이었다. 고우리는 "정말 다행히 나와 되게 어울렸다. 뭔가를 만들어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고, 연기를 잘 한다 이런걸 떠나 캐릭터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정극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다. 감정신이 많아 이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긴장도 많이 했다. 다행히 큰언니로 나온 황우슬혜가 '눈물의 여왕'답게 고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언니가 없는 고우리에게 두 언니가 있는 막내딸 한다인 역은 참 재밌었다. 21살 어린 나이 역할에 맞게 머리띠도 하고 잘 나가는 대학생 패션도 뽐냈다. 고우리는 "27살인데 21살을 맡았으니 더 어려 보이려 고민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도 "그래도 걸그룹 중엔 거의 맏언니 정도인데 어린 역할을 맡아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라며 털털하게 웃었다.
사실 고우리에게는 역할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걸그룹 타이틀을 넘어야 했던 고우리는 상대 역까지 아이돌 그룹 빅스 홍빈이었기에 서로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아이돌끼리 호흡을 맞추다 보니 초반에는 어색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이는 고우리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고우리는 "아무래도 처음엔 평이 안 좋았다. 내가 봐도 어색했다. 둘이 친해지지 못한 상태였고 홍빈이도 첫 연기였다. 둘 다 갈수록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래도 같은 아이돌이다 보니 아무래도 서로 이해를 많이 했다"며 "콘서트 등 다른 스케줄이 있을 때 힘든걸 아니까.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편했다. 빅스 친구들은 특히 예의가 발라 홍빈 뿐만 아니라 레오, 혁이 카메오로 출연했을 때도 재밌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 "연기돌로서 제 점수는요, 후하게 50점!"
배우로서 차근 차근 나아가고 있는 고우리지만 레인보우 활동에 있어서도 고민은 있다. 배우 뿐만 아니라 가수로서 인정 받고 싶은 그녀이기에 많은 생각이 뒤따른다. 데뷔 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자신을 각인시켰지만 레인보우가 가수로서 눈에 보이는 성적은 올리지는 못했기에 고민이 없을 수가 없다.
이에 고우리는 "고민은 당연히 되지만 이제 내가 막 하고 싶다고 해서 다 잘 될 수만은 없다는걸 알았다.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 쓰게 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잘 풀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며 "이제 나 스스로에 대한 고민만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연기력을 늘릴 수 있을까 등 내 능력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내 위치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더 채찍질 하는 것 같다. 레인보우 멤버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양심이 있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어쨌든 같은 팀이고 나는 그냥 고우리가 아니라 레인보우 고우리다. 재경이가 많이 노력하는걸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거의 2~3년은 재경이 혼자 다 했는데 애쓰고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런걸 보면서 나도 팀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레인보우 이미지에 폐 끼치는 것은 싫다. 현장에서 더 잘하려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연기 역시 고우리에겐 홀로서기가 아니다. 레인보우로서 또 다른 영역에서 최선을 다 하는 도전이고 또 다른 길일 뿐이다. 이에 고우리는 "예전부터 조금씩 연기를 해와서인지 연기돌이라는 편견 자체는 별로 없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선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어느정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돌로서 내 점수는 50점이다. 이제 시작하는거니까 후하게 줬다. 사실 가수할 때 오히려 연기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강한척 섹시한척 팜므파탈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연기할 때보다 훨씬 더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근데 연기할 때는 더 자연스럽고 실생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가수할 때처럼 연기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외모가 장점인 것 같다. 약간 고양이상이고 외모적으로 개성이 있는 것이 참 좋다. 목소리가 특이한게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점으로 키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좀 더 특화시켜서 장점으로 끌어 올리려 한다. 배우로서, 또 레인보우로서 두배, 세배, 네배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롤모델인 나문희 선생님처럼 오래 오래 연기하고 싶다."
[레인보우 고우리, 레인보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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