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좋지 않은 선수가 더 많네.”
현 시점에선, 올해 한국야구 가장 짜릿한 순간은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이 아닐까. 돌이켜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아시안게임 2연패는 그래도 의미가 있었다. 선수들은 우승을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 중국과 대만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지만,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됐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중단됐던 정규시즌이 재개됐다. 그런데 심상찮다. 대표팀에 다녀온 몇몇 선수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NC 나성범은 무릎 타박상으로 단 2경기에만 출전했다. 두산 민병헌은 줄곧 부진하다 12일 잠실 LG전 3안타로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도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 투수들도 마찬가지. 한화 이태양은 13일 대전 삼성전서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는 지난 2일 롯데전서도 4이닝 6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점점 좋아지는 선수도 있지만,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선수도 많다.
▲ 기가 빠졌다
아시안게임 일정은 약 2주였다. 대표팀은 2주간 예선 3경기, 준결승전과 결승전 2경기까지 총 5경기를 치렀다. 매일 빡빡하게 돌아가는 정규시즌 일정보다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심리적인 긴장감은 훨씬 더 컸다. 매 경기 국가를 대표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규시즌 1경기 이상의 피로가 쌓였다. 몇몇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이상으로 용을 썼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내가 봐도 지친 선수들이 많다”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체력적, 심리적으로 피로감이 왔다는 설명. 류 감독은 “정규시즌 1경기와 대표팀 1경기는 차이가 크다. 정규시즌은 오늘 져도 내일이 있지만, 대표팀 경기는 내일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안게임서는 우승과 자존심이라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기 위해 사실 단 1경기 패배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이런 점들이 결합해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이어졌다는 게 류 감독의 분석. 류 감독은 한 마디로 “기가 빠진 것”이라고 했다. 각 팀으로선 당황스럽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그 팀의 간판. 믿었던 간판들이 부진하면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이 막바지 순위다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컨디션 회복이 급선무
결국 각 팀으로선 기가 빠지고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들을 정상적인 리듬으로 회복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 막바지 정규시즌 일정은 불규칙적이다. 휴식과 경기의 경계가 모호하다. 류 감독조차 “월요일에도 야구를 하니까 요일 감각이 없다”라고 했다.
그래도 최대한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포스트시즌이라는 거사를 앞둔 팀들엔 더더욱 중요한 부분. 결장 중인 나성범은 현 상황으로만 보면 사실상 정규시즌보다는 19일에 개막하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컨디션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한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삼성 선수들 역시 정규시즌 이후 푹 쉬면서 다시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야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