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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쿼터만 되면 작아진다.
삼성은 올 시즌 전력이 강하지 않다. 이상민 감독조차 “우리를 2약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개막 2연전서 눈에 띈 부분이 있었다. 3쿼터까지 대등한 승부를 하다가도 4쿼터서 무너졌다. 시즌 직전 연습경기 때도 그랬고, 오리온스, SK전서도 반복됐다. 오리온스전서는 덜 했지만, SK전서는 확연했다.
12일 SK와의 홈 개막전이 아쉬웠다. 전반 4점 뒤진 삼성은 후반 45-56으로 밀렸다. 4쿼터 초반까지 5~10점 내외로 뒤졌는데, 몇 차례 실책과 수비 실수가 나오면서 점수가 확 벌어졌다. 또 승부처에서 강인한 활약을 해줄 해결사도 부족했다.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은 결국 4쿼터 스코어 관리에 달렸다.
▲ 경험+세기가 부족하다
삼성의 객관적인 멤버는 약하다. 이 감독도 “국내 포워드진이 조금 약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외곽에서 확실하게 한 방을 꽂아줄 선수가 부족하다. 1순위 외국인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키스 클랜튼을 뒷받침 해줄 카드가 부족하다는 의미. 임동섭과 김동우라는 부상자가 있지만, 그것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과 세기 부족을 꼽아야 할 것 같다.
개막 2연전서 베테랑 이정석과 이시준이 맹활약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김태주, 박재현 등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들의 득점력은 다소 떨어진다. 전반적인 경험, 세기 부족으로 인한 부족함이 있다. 때문에 원활한 로테이션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정석과 이시준이 빠질 때 경기력이 뚝 떨어지는 게 아킬레스건. 차재영 등 국내 포워드들이 득점루트를 분산시키면서 가드들의 공격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데, 원활하지 않다. 이러면서 승부처에서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진다. 상대가 다양한 카드로 압박하더라도 대응할 카드가 부족하다.
아직 단 2경기를 치렀다. 삼성도 상대의 대응에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하지만, 멤버 자체의 강력함이 떨어지는 건 분명한 사실. 이 감독으로선 해결책을 찾는 게 과제다. 그는 “선수들에게 ‘리바운드와 박스아웃을 철저하게 하자’라고 주문했다’라고 했다. 기본부터 확실하게 챙기자는 메시지.
▲ 라이온스 딜레마
1순위 외국인선수 리오 라이온스, 파워가 좋은 키스 클랜튼의 조합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과제가 있다. 일단 클랜튼의 시즌 초반 경기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발에 부상이 있었다. 2주동안 쉬었고 개막 4일 전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라이온스를 효율적으로 받쳐줄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다. 클랜튼은 파워가 좋아 경쟁력이 있다.
중요한 건 라이온스.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외곽 공격을 선호하는 타입이다. 수비수를 등지고 포스트업을 하는 편이 아니다. 라이온스(206cm, 115kg) 정도의 체구라면 포스트업을 통해 상대 수비를 자신에게 끌어들여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적어도 국내에선 그렇다. 하지만, 라이온스는 외곽슛, 혹은 페이스업을 주로 시도한다. 외곽슛은 골밑 공격보다 확률이 떨어지고, 페이스업은 상대 조직적 수비에 걸려들 위험성이 있다.
실제로 라이온스는 SK전서 17점을 올렸으나 4쿼터에는 단 2점에 그쳤다. SK의 섬세한 트랩 디펜스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SK는 경기초반 박승리에게 맨투맨을 붙였다가 경기 도중 갑자기 라이온스의 드리블 루트를 읽고 따라간 뒤 결정적 타이밍에 함정을 놓았다. 이때 라이온스가 원활하게 외곽으로 공을 빼주면 되는데, 그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굳어진 라이온스의 스타일이 갑자기 바뀔 가능성은 낮다. 결국 섬세한 전술과 움직임 변화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삼성으로선 승부처에서 라이온스가 해줘야 한다. 라이온스는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서는 4쿼터에 8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자 삼성도 4쿼터에 오리온스에 그리 많이 뒤처지지 않았다.
객관적인 외곽 공격력의 약세, 외국인선수들의 딜레마 등이 결합해 4쿼터 약세로 이어졌다. 아직 52경기가 남아있다.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이 감독의 지도력과 컨셉 제시가 관건. 올 시즌 삼성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이상민 감독(위), 라이온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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