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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LUV로 데뷔, 무명 설움 딛고 10여년 만에 '장보리'로 성공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모름지기 진정한 대기만성형 배우 오연서(27)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2년 전 반짝했다가 다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지난 풍파 속에서 다진 연기력 하나로 결국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우뚝 일어섰다.
'왔다! 장보리' 장보리 역으로 열연한 오연서는 데뷔 후 첫 타이틀롤이란 부담감과 주변의 기대감을 모두 이기고 드라마 열풍을 이끌었다. 후반부가 악역 연민정을 연기한 배우 이유리의 주도로 전개됐다면, 초중반부까지는 보리의 역경과 비단을 향한 애틋한 모정을 연기한 오연서가 극을 진두지휘했다.
보리가 친아버지 수봉(안내상)과 처음으로 서로를 알아보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널 그렇게 살게 해서. 이런 부모 용서하지 마라", "뭣이 미안하대요? 그것이 부모 탓도 아닌디" 하면서 우는 장면에선 안방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비단이(김지영)가 "내가 없어야 어메도 더 행복하게 살 것 아니여"라며 도혜옥(황영희)과 떠나려고 하자 보리가 "모여! 쪼깐한 것이 똑똑하다고 칭찬 좀 했더니, 안 해도 될 생각을 머리통에 담고 산 거여! 어떻게 어메 없이 살어! 나는 너 없이 못사는데 어떻게 너는 나 없이 사는 거냐고!" 하고 비단과 보리가 함께 우는 장면 역시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원래 오연서는 지난 2002년 만 15세 어린 나이에 걸그룹 LUV란 이름을 달고 가수로 먼저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러나 기회가 일찍이 찾아온 것과 달리 주목 받지 못한 생활은 오래도록 지속됐다. LUV가 이내 해체의 운명을 맞았고,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2003년에 드라마 '성장드라마 반올림#1'에 출연했으나 같은 드라마에 나온 고아라, 유아인, 김정민 등이 '반올림#1'을 디딤돌 삼아 발돋움한 것과 달리 오연서는 대중의 관심과는 먼 배우 생활이 지속됐다.
이후 오디션에서 떨어지기를 부지기수. 절치부심해 드라마 '히트', '대왕세종', '돌아온 뚝배기', '거상 김만덕', '동이' 등에 출연했으나 오연서의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오연서는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의 무명 시절을 "우울했던 적도 있었다. 친구들이나 후배들, 나보다 늦게 데뷔한 이들 중 먼저 잘된 이들이 있었으니까. 질투도 나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비로소 오연서의 이름을 대중이 주목하기 시작한 게 2012년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얄밉지만 귀여운 시누이 방말숙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는데, LUV로 데뷔 후 꼬박 10년이 걸린 일이었다.
그런데 반짝 인기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해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여주인공에 캐스팅되며 승승장구 하는 듯했으나 애먼 스캔들이 불거지며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던 것. 게다가 이후 출연한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이 저조한 시청률로 부진하며 다시금 오연서에게 시련이 찾아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연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왔다! 장보리'에 캐스팅돼 촌스러워 보이는 일명 '뽀글머리'로 파격 변신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장보리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고 결국 오연서의 이런 열정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인정 받게 됐다. 마치 보리처럼 지난 역경을 딛고 일어난 것이다.
'왔다! 장보리'를 마친 오연서는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대기만성형 배우' 오연서의 다음 선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배우 오연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KBS 2TV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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