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홈이라서 더 기뻤다.
삼성이 15일 대구 LG전서 승리하면서 국내야구 33년 역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4연패를 확정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는 의미가 매우 크다. 과거 1986년~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차지한 해태를 넘어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비록 예년보다 삼성의 전력이 약화된 탓에 시즌 막판엔 고전을 많이 했으나 4연패는 그 자체로 대단한 기록이다.
또 하나 거론되는 것이 홈에서 우승을 확정했다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 3연패 과정 속에서 단 한번도 홈 대구에서 우승을 확정한 적이 없다. 2011년에는 두산을 상대로 잠실에서, 2012년에는 LG를 상대로 잠실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2013년에는 롯데를 상대로 부산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원정지라 우승 기쁨을 크게 누리지 못했다. 물론 국내 정서상 한국시리즈 우승보다 정규시즌 우승을 낮게 쳐주는 경향이 있지만, 홈이라면 달랐을 것이라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견해.
삼성으로선 한국시리즈서 작은 대구구장을 홈으로 쓰는 특성상 대구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도 지난해 두산과 7차전 접전을 펼치면서 대구 팬들 앞에서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남은 건 대구에서의 정규시즌 우승. 우승 그 자체로 목이 마른 구단들에는 배 부른 소리일지 몰라도, 삼성으로선 기왕이면 정규시즌 우승도 대구에서 확정해 홈 팬들 앞에서 폼 나게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올해 역시 10월 잔여경기 일정상 대구에서의 우승 확정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삼성이 지난주 토요일까지 뜻밖의 5연패를 당하는 등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투타 흐름이 좋지 않다. 승수 쌓기가 매우 버겁다. 결국 14일 창원 NC전서 패배하면서 15일~16일 홈 최종 2연전서 우승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결국 이날 승리로 지난 3년과는 달리 홈 대구에서 남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하도 홈에서 우승 못한다고 하니까 결국 홈까지 왔다”라고 웃었다. 감독 입장에선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우승을 확정하는 게 훨씬 낫다. 뒤늦게 우승을 확정할 경우 좋은 점에 대해서 언급한 류 감독이었지만, 그 역시 장소 관계 없이 하루라도 빨리 한국시리즈행이 결정되길 바라는 눈치였다. 피 말리기 때문이다.
어쨌든 류 감독도, 선수들도, 삼성 팬들도 대구에서 사상 첫 정규시즌 4연패 기쁨을 누렸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박한이. 사진 = 대구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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