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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회 '무한도전', 이제 다시 시작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8일 MBC '무한도전'이 400회를 맞이한다.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해 9년 넘게 도전을 멈추지 않아 결국 400회의 위업을 달성했다.
주 1회 예능프로그램이 쌓아 올린 400번째 방송이란 사실만으로도 경이로운 기록이지만, 하나의 고정된 아이템 없이 이룬 성과란 점을 떠올리면 더욱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 문화가 된 '무한도전'
그동안 '무한도전'은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의 문화를 주도했다. 단순한 재미 이상의 메시지를 담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점도 주목할 만하다.
봅슬레이, 조정 등 대중의 관심과 멀었던 스포츠 종목을 아이템으로 다뤄 비인기 종목의 숨은 가치를 조명했고, '무한상사'에선 정리해고를 소재로 써 차가운 현실에 대한 슬픈 웃음을 이끌어냈다. 선거특집에 45만 명 이상이 참여한 건 '무한도전'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였다.
연출자 김태호 PD는 4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400회를 올 수 있던 가장 큰 공은 시청자다. 2005년, 2006년을 초라한 성적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시청률은 저조해도 가능성이 있다고 응원해준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 400회 특집, 소소하지만 소중하다
다만 400회라고 제작진은 거창한 특집을 준비하진 않았다. 300회 때도 '쉼표 특집'으로 스스로를 돌아봤던 '무한도전'은 400회 때는 '비긴 어게인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이 서로에 대해 더 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공유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6명의 멤버가 둘씩 짝을 이뤄 제작진의 관여 없이 24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서로에 대해 잘 아는 멤버들도 있었고 오히려 관심조차 없는 멤버들도 있었다고 한다. 유재석과 짝을 이뤘던 정형돈은 '유반장'과의 24시간을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400회 특집 '비긴 어게인'은 멤버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처음의 '무한도전'을 떠올리며 서로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 '무한도전'의 끝은 시청자의 몫
9년을 달려와 400회까지 도달했으나 시청자들과 제작진 그리고 멤버들 역시 언젠가 '무한도전'의 마지막에 다다를 수밖에 없단 사실을 알고 있다. 김태호 PD도 '무한도전'의 마지막은 "가장 힘든 고민이다. 그 고민은 안 하고 싶다. 할 수 있다면 한 회라도 먼저 하차하고 싶단 생각도 한다"고 반농담조로 고백하기도 했다.
단 대국민투표를 통해 '무한도전' 향후 10년 리더로 뽑힌 유재석은 "이제는 우리의 의지로 건방지게 '무한도전'을 '언제까지 하겠다', '말겠다' 이런 차원은 지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허락하는 그날까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 주 한 주 최선을 다해서 많은 분들이 '그래도 재미있다. 너네 좀 더 해라' 하면 할 것이고, '그만하면 좋겠다' 싶을 때가 온다면 그게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PD 역시 "시청자가 '무한도전'의 대주주"라고 했다.
400회 특집을 특별하거나 화려한 아이템으로 준비하지 않은 것 역시 제작진이 여전히 400회 이상을 내다보고 있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시작한다는 '비긴 어게인'란 타이틀도 마찬가지다.
400회 특집 '비긴 어게인'은 18일 오후 6시 20분 방송.
[MBC '무한도전'.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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