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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미생'이 장그래의 눈을 통해 현실적인 고민과 공감되는 이야기로 첫 선을 보였다.
17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1회에는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바둑이 전부였던 26살 청년 장그래(임시완)가 냉혹한 현실인 사회에 던져진 이야기가 그려졌다.
1회에서는 요르단 시내를 휘저으며 미스터 서라는 사람의 뒤를 쫓는 장그래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무슨 이유로 그를 쫓는 건지, 요르단에 왜 간 건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은 2012년으로 흘렀다.
장그래는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20대 중반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연락을 받고 원인터내셔널 회사의 인턴으로 취직됐고 그렇게 사회에 던져졌다. 장그래는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험난한 미래를 예고했다.
그의 말처럼, 모두에게 열려있는 길이었지만 장그래는 그 길에 서있는 것조차 힘겨웠다. 모두가 바빠보이는 회사에서 그는 전화 하나 제대로 받지 못했고 여러 나라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영업팀이었음에도 제대로 영어 한 마디 내뱉지 못했다.
그의 상사인 김동식(김대명)은 낙하산으로 입사한 장그래를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컴퓨터활용능력이 스펙의 전부인 그의 모습에 "나이 26개 먹도록 뭘 하고 살았길래,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네. 아주 보기드문 청년이네"라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러던 그는 마치 새끼오리가 처음으로 본 것을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무결점 완벽주의자 안영이(강소라)와 첫 대면을 했다. 그는 인턴사원이었지만 직접 큰 거래를 성사시키고 영어, 불어 등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이며 인턴사원들 중에서도 최고의 스펙을 보였다. 이에 장그래는 안영이를 따라다니며 의지했다.
화려한 스펙 속 고졸 검정고시가 전부인 장그래는 남들보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도, 아르바이트 때문에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야 속상하지 않을 테니까"라며 현실 세계에 뛰어들게 된 사연을 전했다.
냉정한 사회 속에 몸을 내던진 장그래는 회사에서 미운오리새끼같은 존재였지만 "한 번도 쓰지 않은 내 노력은 신상"이라며 초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낙하산이라는 시기 속에 인턴 동기들의 장난으로 냉동차에서 하염없이 꼴뚜기를 골라내 측은함을 자아냈다. 특히, 카드도 없는 장그래의 모친이 손을 바르르 떨며 아들을 위해 산 신상 정장이 망가지도록 꾀부리지 않고 일했던 장그래는 모든게 자신을 속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허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그래는 "내가 열심히 했다고? 아니,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에 버려진거다"라며 또 한 번 자신을 자책했다. 정글 같은 사회에 던져진, 그리고 그 속에서 나뒹굴고 있는 사회초년생 장그래의 모습은 우리네의 현실과 지극히 닮아있었다.
한편 웹툰 '미생'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애칭을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일에 갇혀 매일 울고 웃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과 그 속의 인간관계를 구체적이고 감동적으로 묘사하며 이미 수많은 마니아 층을 양산한 바 있다.
'미생'은 매주 금, 토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 1회.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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