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분명 시즌 시작 전에는 3년 만에 가을야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면서 내년 시즌 전면적인 팀 리빌딩을 통해 과거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는 아픈 현실을 발견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통의 명가’ KIA 타이거즈다.
KIA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54승 74패를 기록하며 8위로 마감했다. 최근 3년간 5위-8위-8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만 나쁜 것이 아니었다. 팀 타율은 2할8푼8리를 기록하며 9개 구단 중 중간인 5위에 자리했지만, 팀 평균자책점이 5.82(8위)에 달하는 등 마운드가 무너졌다. 게다가 시즌 중반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의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며 저스틴 토마스로 교체까지 해야 했다.
이밖에 올 시즌에도 KIA에게 부상 악령은 계속됐다. 올 시즌 KIA 불펜 강화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던 곽정철과 박지훈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빠지며 올 시즌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3월 시범경기 도중에는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켜줄 것으로 예상됐던 김진우가 타구에 정강이를 맞으며 5월 말이 돼서야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외에도 시즌 내내 송은범, 이범호, 브렛 필, 김선빈, 김주찬 등 주력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해 온전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러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시즌 중반 전력이 다소 안정화되며 연승 가도를 달린 KIA는 한 때 4위 자리에도 복귀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장마 기간 동안 계속해서 경기가 11경기까지 취소되면서 타격감이 무뎌지며 침묵하기 시작했다. 투수들도 등판간격이 불규칙하자 리듬을 찾지 못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KIA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8월에 급격히 무너지며 4위 싸움에서 멀어져 버렸다.
부진이 계속되며 시즌 막판에는 9위 한화와 꼴찌를 면하기 위한 상황까지 내몰리는 굴욕을 맛보기까지 했다.
부진을 거듭했던 KIA는 주전 유격수 김선빈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시키기로 결정하고, 이달에는 예정에 없었던 안치홍의 경찰청 입대까지 받아들였다. 게다가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승수의 주인공인 에이스 양현종의 해외진출마저 시즌 종료 후 허락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전면적인 팀 리빌딩 작업에 나서게 됐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만한 점은 팀의 5선발을 담당했던 임준섭이 5승 11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지만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는 것이다. 또 신인 내야수 강한울이 출장기회를 늘려가며 가능성을 보였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된 이대형은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3리 40타점 75득점 22도루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쳐줬다. 특히 이대형은 9월 이후 19경기에서 타율 5할4푼3리 7타점 13득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지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홈 관중들과 함께 가을잔치를 즐길 기대를 품었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고문만 이어지다 결국 시즌 종료 전 8위가 확정됐다.
KIA를 지난 3년간 이끌었던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재계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KIA는 팀의 전면적인 리빌딩과 함께 감독 선임을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IA에게 2014년을 기점으로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아니면 앞으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인지는 시즌 종료 후 준비에 달렸다.
[KIA 타이거즈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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