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는 도전해봐야지"
그의 말투는 조심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결연해보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올 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이미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로 잡고 있었다.
1군 무대에 두 번째 시즌을 치르는 NC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NC는 정규시즌 3위로 팀 창단 후 최초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 비결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NC에게 창단팀 혜택을 부여했는데 신인 우선지명, 기존 8개구단으로부터 특별지명, FA 영입 혜택, 외국인 선수 확대 운영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NC가 기존 구단과 동등한 전력을 꾸린다는 보장은 없었다. 선수단 구성을 '제로'에서 시작해야 하는 창단팀인 만큼 '혜택'만으로 제대로된 팀을 꾸리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NC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혜택을 아주 잘 이용했다. 혜택도 결국 이용할 줄 아는 자의 것이라는 것을 NC가 증명했다.
나성범, 박민우, 권희동, 이민호, 노성호, 손정욱 등 성공적인 신인 스카우트와 더불어 특별지명에서는 모창민, 김태군, 김종호, 조영훈 등 주축이 된 선수들을 건지는데 성공했다. 2차 드래프트로 건너온 이재학은 신인왕으로 거듭났고 김진성, 홍성용 등 방출의 아픔을 겪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야구 선수로서 재탄생하게 했다. FA 시장에서는 이호준, 손시헌, 이종욱 등을 데려와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했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외국인 선수 영입. 2014년은 NC가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해다. 찰리 쉬렉, 에릭 해커가 재계약을 했고 에릭 테임즈는 올해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다. 테드 웨버 역시 10승에 1승 미치지 못한 활약을 했다.
팀에 도움이 될만한 전력을 보강할 줄 알면서도 필요할 때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프런트의 힘 또한 NC의 돌풍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선수 영입 결과만 보고도 과연 NC의 2년차 돌풍을 우연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단순히 혜택 뿐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을 이끈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은 NC를 더욱 단단하게 했다. 김경문 감독은 제 역할을 하는 고참 선수들에게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궂은 일을 해내는 백업 선수들을 챙기는데도 신경을 썼다.
NC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4월 15승 10패, 5월 15승 9패로 초반에 승수를 쌓았다. 6월 10승 10패, 7월 11승 7패를 거둔 NC는 8월 9승 12패, 9월 4승 6패 1무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초반에 승리를 벌어놓은 덕분에 그들에게 큰 위기는 없었다. 그리고 기필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대업을 달성했다. NC의 2014년은 한국 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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