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14년 정규시즌 주인공도 삼성이었다.
삼성이 국내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했다. 78승47패3무, 승률 0.624.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한 삼성. 시즌 막판 지지부진한 행보로 위기를 맞았으나 결국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삼성이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한 건 시스템야구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4년간 탄탄하게 구축해온 시스템야구가 위기에서 삼성야구를 지탱했다.
▲ 이탈자+부상자 속출
스토브리그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으며 힘차게 출발했으나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한신으로 떠났다. 톱타자 배영섭은 군입대했다. 다행히 오승환이 떠나자 시카고 컵스서 메이저리그 입성을 포기하고 7년만의 한국 유턴을 선언한 임창용이 절묘하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배영섭 자리가 오리무중인 채 시즌을 시작했다. 주전 2루수 역시 확실치 않았다. 야마이코 나바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믿음 반 걱정 반.
부상자도 속출했다. 세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권오준의 복귀는 감감 무소식. 진갑용마저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수술을 받았다. 무릎 부상을 입은 조동찬의 공백도 컸다. 이적생 듀오 김태완과 정병곤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개막전서 이지영이 늑골을 다쳐 이흥련을 급히 수혈해 활용하기도 했다. 4월 말에는 릭 밴덴헐크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3군 카도쿠라 켄 코치의 도움으로 투구 밸런스를 찾았고,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거듭났다.
시즌 중에도 부상자가 많았다. 최형우와 박석민은 늑골과 옆구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김헌곤 우동균 김태완 등이 이들의 공백을 완벽에 가깝게 메웠다. 이 과정에서 박해민이라는 신데렐라도 탄생했다. 그는 하위타선에서 배영섭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타격보다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팀 우승에 일조했다.
이렇게 부상자와 이탈자가 많은데 왜 잘나갔을까. 기본적으로 삼성은 체계적인 선수육성과 재활 시스템이 갖춰졌다. 누구 1명 떠나고 다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 수준에 준하는 대체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2군 경산볼파크와 3군 B.B. 아크에 9개구단서 가장 많은 코치가 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절대 무리하게 경기를 운영하지 않았고 멀리 내다보는 운영을 했다. 결국 이탈자들과 부상자들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이 이어졌고, 선의의 경쟁이 다시 저변 강화와 전력의 탄탄함으로 이어졌다. 선순환 효과다.
▲ 타고투저
전반적으로 팀내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다. 리그 흐름과 비슷했다. 올 시즌 삼성 방망이는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이승엽(타율 0.308 32홈런 101타점)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 최형우(31홈런), 나바로(31홈런)는 모두 30홈런을 쳤다. 2003년 이승엽-마해영-양준혁 트리오 이후 11년만에 30홈런 타자 3명을 배출했다. 팀 득점권 타율 0.323(1위)에 팀 장타율 0.473(2위), 팀 홈런 161개(2위)로 대단한 방망이를 과시했다. 김상수는 53도루로 삼성 구단 역사상 최초로 도루왕에 올랐다. 넥센 타자들이 워낙 대단한 한 해를 보내면서 팀내 야수 타이틀홀더는 김상수가 유일했다.
반면 마운드는 힘겨웠다. 에이스 릭 밴덴헐크가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 180탈삼진으로 평균자책점, 탈삼진왕이 됐지만,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는 제법 고전했다. 시즌 내내 부상 없이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준 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예년보다 위암감이 살짝 떨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차우찬과 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건재했다. 돌아온 임창용은 블론세이브 9개를 기록하면서도 세이브 31개로 분전했다. 하지만, 심창민이 부진과 부상으로 고생했다.
▲ 막판 부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은 8월 말부터 시즌 막판까지 5연패 두 차례를 당했다. 전반적으로 투타 밸런스가 나빴다. 올 시즌 마운드가 많이 약해졌다. 팀 타율은 0.301인데 팀 평균자책점은 4.52. 7회 리드시 연승 기록이 깨질 정도로 예년의 막강 불펜이 아니었다. 오승환 공백을 임창용이 메웠으나 블론세이브를 9개나 범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마운드의 불안정성을 보완했으나 어려움은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2위 넥센에 7.5경기까지 앞섰으나 결국 0.5경기 차로 우승했다. 시즌 막판 부진이 도드라진 탓. 류중일 감독은 뚝심있는 야구를 선보였다.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무리한 경기운영을 하지 않고, 하던대로 풀어갔다. 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았고, 타자들을 재촉하지 않았다. 시즌 중에도 부상자가 있으면 무리시키지 않았다. “하루 쉬면 회복될 것을 무리시켰다가 열흘 손해 본다”라는 게 류 감독 지론. 류 감독 특유의 관리야구가 탄탄한 시스템 야구와 결합해 삼성의 강력한 야구가 탄생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상황. 사상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노린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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