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강산 기자] 중압감부터 떨쳐내야 한다. 1차전처럼 하면 누가 나와도 어렵다.
NC 다이노스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4-13으로 대패했다. 1회초부터 6점을 내주며 끌려갔고, 2-8 상황에서 추가 실점하며 추격 의지마저 꺾였다. 올 시즌 LG전 5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했던 이재학이 ⅔이닝 만에 5실점하고 물러난 게 가장 아쉬웠다.
우선 경기 감각에서 차이가 났다. 준플레이오프 시작 이틀 전인 17일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4위 다툼을 한 LG로선 잃을 게 없었다. 1차전 선발 등판했던 류제국은 "4강행도 기적이라 생각하니 더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오지환도 "과감하게 들이대겠다. 마음 편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조급함도 없었다.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안정적이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4강 다툼을 위해 마지막 10경기를 긴장 속에 해서 그런지 오늘은 부담감을 완전히 떨친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달랐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하긴 했지만 준플레이오프 상대 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17일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에 2-7로 패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상대가 LG로 확정됐다. LG와 SK 두 팀에 모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다 보니 중압감이 없을 리 없었다. 이재학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천양지차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재학이 그렇게 부담을 가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재학뿐만이 아니다. 삼진 3개를 당한 리드오프 박민우는 타석에서 조급함을 드러냈다. 좋지 않은 공에 배트를 휘두르면서 1번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수비 위치를 바꾼 중견수 이종욱은 8회초 3루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2점을 더 내주는 결과를 낳았고, 우익수 나성범도 안타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포수 김태군은 3회초 2루 송구 실책으로 1루 주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3루까지 보냈는데, 이는 승부를 완전히 가른 쐐기점과 연결됐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한 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그런데 NC는 1회부터 6점을 내주고 시작하니 선수들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닝을 거듭할 수록 NC 선수들의 조급증이 드러났다. 상대 폭투를 틈타 2루로 달리다 2차례나 아웃된 것과 8회초 이민호의 연속 사구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한 경기로 끝이 아니라는 점. 1차전 패배가 NC 선수들에겐 돈 주고도 못 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젊은 선수들,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에이스' 찰리 쉬렉이 등판하는 2차전을 잡는다면 한숨을 돌릴 시간은 충분하다.
문제는 젊은 선수들이 1차전처럼 중압감을 갖고 뛰면 같은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다. 김 감독도 "0-3에서 태드 웨버가 나가자마자 홈런을 맞으니 전체적으로 마음이 무거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단기전은 집중력 싸움이라고 말한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1차전서 NC가 그랬다. 중압감을 떨쳐내고 NC만의 플레이를 하는 게 반전의 지름길이다. 김 감독은 "어차피 1패일뿐이다. 빨리 잊고 2차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NC가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NC 다이노스 선수들. 사진 =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