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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90년대 한국 대중 음악계를 호령했던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그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수식어를 하나 얻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빠다.
아빠가 된 서태지는 무척이나 편안해 보였고, 다듬어진 모습이었다. 분명 그의 음악은 어느 부분에선 날이 서 있었고 더불어 실험적이었지만, 큰 틀에선 딸 삑뽁이와 함께 들을 수 있는 '동화'라는 콘셉트 속 음악이었다.
서태지는 "변하는 걸 좋아하는 게 내 성격이다. 가정이 생기면서 확실히 여유가 많이 생기고 행복한 느낌을 받는다. 그게 음악에 고스란히 전달이 됐다. 이번 9집은 내 딸 아이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사람이 들었으면 한다. 이게 지금 현재로서 가장 잘하고, 관심 있는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자신과 똑 닮은 한 생명이 태어나는 놀라운 경험을 한 서태지의 신곡이 동화 콘셉트인 것은 그에게 있어 딸의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를 대변한다. 실제로 아빠가 된 그의 음악은 딸에게 하고 싶은 말들로 가득 찼다.
이번 앨범에 대해 서태지는 "'이 노래를 내 딸이 들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이 있다. 소격동에서 어렸을 때 지내오던 이야기들, 제가 아버지가 돼서 느끼는 감정들을 들려주고 싶었고 '크로스말로윈'은 말 그대로 '세상은 그렇지 않아 정신차려'라고 하고 싶었다. '나인틴스 아이콘'에선 '네 아빠가 옛날엔 이런 사람이었는데 이젠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라는 생각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생각을 단편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 이번 앨범 재킷인데, 서태지는 재킷 속 소녀가 자신의 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음반 재킷은 딸이다. 그 아이가 6살, 7살이 됐을 때를 상상하며 만들었다. 그 아이가 세상을 여행하면서 느끼게 된 것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또 서태지는 "녹음까지 일찍 끝내고 와이프 배에 대고 (삑뽁이에게) 많이 들려줬었는데 태어나기 전에 애틋한 감정이 많이 담겼다. 새 생명을 갖게 되는 어머니 아이가 같이 들었으면 하는 강렬한 바람이 있다. 배속에서 들으면 좋은 꿈을 꾸게 하는 음악이 될 것 같다"고 바라기도 했다.
5년 만에 나온 서태지의 음악은 딸을 향한, 그리고 많은 대중들을 향한 '아빠 서태지'의 이야기 정도로 이해하고 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가수 서태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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