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또 취소될까.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가을비로 취소됐다. 21일로 연기됐다. 21일 오전 현재 창원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다. 기상청은 22일 오전까지 전국에 가을비를 예고한 상황. 현 시점에선 2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도 비로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비가 준플레이오프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NC 김경문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은 기본적으로 우천취소가 자신들에 유리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상이몽. 그런데 21일 경기마저 비로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선 일제히 우려했다. 일단 찰리 쉬렉과 코리 리오단이 20일에 이어 이날도 선발 예고된 상황. 만약 이날마저 비로 취소될 경우 선발투수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두 감독은 투수코치와 상의하겠다고 했지만, 루틴과 준비과정에 민감한 선발투수가 예정일보다 이틀 늦게 등판할 때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선발로테이션 완전한 파괴
만약 이날도 취소될 경우 찰리와 리오단의 22일 등판은 무산된다고 봐야 한다. 두 감독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결국 NC 에릭 해커, LG 우규민. 양 감독은 일찌감치 비에 대비해 우규민의 2차전 투입도 시사했다. 또한,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이재학을 1선발로 내세우면서 기존 외국인투수들의 순번을 차례로 미뤘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두 팀의 전체적인 마운드 운영 계획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점. 선발로테이션 자체가 완전히 파괴된다.
NC는 본래 에릭을 3차전에 넣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에릭이 2차전에 나올 경우 3차전 선발투수가 마땅히 없다. 김 감독은 “재학이 투입 타이밍을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1차전서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이재학이 3차전에 선발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1차전 구원 등판한 태드 웨버가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2~3차전 투입은 쉽지 않다. 물론 찰리가 24일 3차전서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LG는 유규민이 22일 2차전에 나설 경우 24일 3차전은 신정락 혹은 리오단일 가능성이 있다. 양 감독은 신정락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카드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한 상황. 기본적으로는 신정락이 2차전서도 불펜에 대기한다. 2차전 마운드 운영이 여유가 있다면 3차전 선발투수 선택지도 늘어난다. 양 감독은 정통파(류제국-리오단), 사이드암(우규민-신정락) 등판을 최대한 붙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 우천취소를 활용해 로테이션 운영을 더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변수는 선발투수 특유의 예민함이다. 연이틀 취소될 경우 각 선발투수들은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나서야 한다. 찰리와 리오단을 22일 또 내지 않으려는 근본적 이유. 하지만, 잔여 경기에 선발로 던질 투수들 역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컨디션이 최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 이는 준플레이오프의 또 다른 변수다.
▲ 불펜에도 영향
불펜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두 팀 불펜은 탄탄하다.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축으로 이동현 정찬헌 신재웅 윤지웅 등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탄탄하다. NC 역시 마무리 김진성을 축으로 원종현 임창민 손정욱 이민호 베테랑 손민한 등이 버티고 있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했던 NC는 정규시즌 막판 최적의 불펜 조합을 만들어놓은 상황.
일단 20일에 이어 21일마저 비로 쉴 경우 불펜 투수들은 확실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시즌 막판 10경기를 긴장 속에서 치르면서 체력 소모가 있었다”라며 쉬어가는 게 나쁘지 않다고 했는데, 그 직접적 수혜자가 불펜투수들이다. NC 불펜 투수들 역시 1차전서 무너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어낼 시간을 벌었다. 두 감독이 우천취소가 자신들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근본적 이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좋다고 볼 순 없다. 불펜 투수들 역시 일정한 리듬 속에서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등판하는 게 필요하다. 김 감독은 “오랜만에 나오는 투수들보다 이틀 연속 던졌을 때 구위가 더 좋은 투수가 있다”라고 했다. 당연히 감독은 그 치밀한 개인 차까지 감안한 불펜운영을 한다. 그런데 경기가 연이틀 연기될 경우 분명 컨디션이 떨어지는 투수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선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비로 1~2일 밀린 준플레이오프가 25일까지 모두 끝날 경우 플레이오프는 예정대로 27일에 시작한다. 그만큼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마운드 재정비를 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 준플레이오프서 승리한 팀의 불펜투수들은 그만큼 피로를 덜 씻은 채 플레이오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우천취소 변수에 따른 영향력이 의외로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양 팀 투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