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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비밀의 문' 父子의 군상, 그 진한 울림 [夜TV]

시간2014-10-22 07:11:23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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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비밀의 문'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조명했다.

2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 10회에는 강필재(김태훈)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고자 혈안이 된 세자 이선(이제훈)과 맹의를 감추려는 영조(한석규)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대극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신경전과 경계, 다툼은 사극인 '비밀의 문'에서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비밀의 문'은 왕권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지향점을 보인 영조와 이선, 부자 간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기 때문에 두 인물의 첨예한 대립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선위하겠다"라며 아들과 신하들의 마음을 떠보며 정치권 상황을 돌아보기 일쑤였던 영조는 강력한 왕권을 바랐지만 실제로는 불안함에 떨고 있었다. 그는 벗 신흥복(서준영)을 잃어 슬픔에 빠진 아들에게 "왕이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은 벗"이라며 강한 자가 되라고 말하면서도, 그가 가장 가까이하는 장내관(김강현)에게 "아비된 자가 벗을 두라는 말이 아닌 가지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니"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날 10회에서는 의금부에 갇혀 하루를 보낸 이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영조에게 읍소를 하며 자신을 구해낸 혜경궁 홍씨를 찾아가 "앞으로 이 아이는 왕자니까, 그것만으로도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까지 보태지 말자구요"라며 "어제같은 일이, 자신이 숙명적으로 견뎌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가능한 늦게 알았으면 합니다"라며 아들 이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아버지와 아들은 섬뜩하거나 혹은 애잔한 모습이었다. 김택(김창완)의 서자 김무(곽희성)는 그에게 아버지라고 부르기를 원했고, 그는 아버지 김택을 위해 맹의를 되찾아오면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포박돼 궁에 끌려왔지만 범행을 사주한 아버지에 대해 함구했다. 김택은 "내가 그랬다"라며 자백했지만 김무는 이를 덮으며 거짓 자백을 했고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모두 간파한 이선은 "김택은 네가 그토록 눈물겨운 효심을 바칠만한 상대가 못된다"라며 진실을 말할 것을 바랐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죽는 건 죄때문에 죽는 거고, 아버지 덕분에 추억 하나 챙겨가는 거야. 나같은 놈을 아들이라 당당히 말해주는 아버지, 그런 추억도 없다면 저승가는 길이 쓸쓸하지 않겠나"라며 긴 여운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김택이 일부러 서자 김무를 맹의를 되찾는 일에 이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고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 김택의 모습이 이어질 뿐이었다.

이선은 공허한 하늘을 바라보며 "아비와 아들, 어미와 자식들, 형제와 자매, 그리고 친구. 삶은 그들로 인해 따뜻하지만 때론 모순됐다"라고 말했고 내레이션을 통해 "그대는 아비와의 추억이 있는가. 없다면 어떤 추억을 갖고 싶은가"라며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비밀의 문'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지만 그 안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공감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요소가 담겨있었다. 다양한 부자 관계가 그려지면서 '비밀의 문'은 맹의 찾기가 전부가 아닌, 가족이라는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 10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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