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김성근 감독님께도 조언을 구했다".
김용희 감독이 SK 제 5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김용희 SK 신임감독은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김용희 감독 취임식 & 이만수 감독 이임식' 자리에 참석해 소감과 함께 앞으로 각오를 전했다.
앞서 SK는 21일 김용희 육성총괄을 제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감독의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으로 총액 9억원이다.
현역 시절 올스타전 '미스터올스타'에 두 차례 선정된 김용희 총괄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1989년까지 8시즌동안 롯데에서만 활약했다.
감독으로는 1995년 롯데 자이언츠를 준우승으로 이끌었으며 이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거친 뒤 SK에는 2011시즌 막판부터 적을 뒀다. 퓨처스리그 감독을 거쳐 올시즌에는 육성 총괄을 맡았다.
다음은 김용희 신임감독의 일문일답.
-20년 전에 롯데 감독으로 취임한 뒤 20년 만에 지도자로 돌아왔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롯데 감독을 처음 했다. 그 때는 전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서투른 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았다. 물론 지금도 있다. 이 자리는 영광스럽지만 2015년은 좋은 팀을 만들고,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치는 한 해가 돼야한다.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반드시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책임감, 사명감이 있다. 최선이라는 단어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진심을 담아 행동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단어는 없는 것 같다.
-등번호 88번 의미는?
처음에 90번을 했고 그 뒤에 89번을 달았다. 특별한 의미보다는 '팔팔'이라는 생동감 있는 느낌도 좋고, 처음부터 눈에 들어왔다"
-육성총괄을 맡으면서 미래에 대해 생각한 보완점은?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했지만 올해 말 강화에 전용구장(드림파크)이 생긴다. 인적 인프라를 본다면 뒷받침하는 선수가 부족한 것 같다. 내년 한 해보다는 장기적으로 육성 시스템을 가동해서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대단한 기록을 남겼는데 그 이후 2년은 부진했다. 이 부분을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적 인프라가 강화돼야 한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육성에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을 누가 잘 푸느냐에 따라 성적도 갈라질 것 같다"
-어떤 야구를 추구할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큰 기록이자 경험이다. 좋았던 점은 보전하고 발전시켜서 우리팀 시스템에 맞는 야구가 돼야 한다. 어제 김성근 감독님 만나서 조언도 구했다.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다. 이만수 감독님께도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지키려고 하고 있다. 굳이 한마디로 꼽자면 시스템 야구를 하고 싶다"
-김성근 감독에게는 어떤 조언을 들었는지
"야구 원로시고 많은 지식도 갖고 계신다. SK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낸 분이다. 많은 노하우를 갖고 계시고 당연히 배울점이 있다는 뜻이다. 말씀 하나하나 새겨들을만한 조언 들었다. 정확한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지만 가슴에 와닿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체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수도 많아지고 어떻게 체력 관리를 잘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순위 경쟁은 8월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전력을 본다면 투수력을 보강해야 할 것 같다. 특히 김광현이 빠지게 된다면 손실이 크다. 빠른 야구도 필요할 것 같다. 올해도 도루에서 좋은 결과를 냈지만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고 베이스런닝을 해서 상대를 압박해야 한다. 중요한 부분 첫째는 투수력, 둘째는 수비력, 셋째는 공격력보다는 주력 같다. 뛰는 야구를 하겠다. 롯데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부터 뛰는 야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인식했다. 더 많이 발전할 부분이 많은 것이 뛰는 것 같다. 이 부분을 더 강화시키겠다"
-FA 선수도 있고 해외진출 도전하는 선수도 있어서 전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말도 있다
"FA 선수들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많다. 핵심전력 김광현이 빠져나간다면 큰 마이너스가 된다. 구단 방침 아래 진행되고 FA 선수들은 가능하면 우리와 같이 하는 것이 당연히 좋다. 최대한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팀 이적해서 다른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구단에서 오래 있으면서 이뤘던 업적과 기록을 계속 이어간다면 가치있는 일이 될 것 같다"
-2년 계약을 했다. 계약기간이 짧다는 생각은 안하는지
"계약은 길게 하면 좋을 수도 있다. 시스템 야구라든지, 아무리 좋은 것이 있다고 해도 제일 필요한 것은 성적이다. 성적이 따르지 않으면 의미는 없다. SK에서 추구하고, 나도 1994년부터 추구한 시스템 야구가 정착이 된다면 2년이라는 계약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2년이 지난 뒤에 시스템에 의해 좋은 성적이 나면 계약을 연장을 할 수도 있고 내 능력이 부족해 그렇지 못하다면 후임 감독도 그 부분을 연결시켜서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기간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는다"
-20년 전과 많은 부분이 바뀐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1994년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야구 자체에서 승부를 내는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의식이 달라졌다. 초창기만 해도 프로 의식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선수들에게 주어진 환경도 좋아졌고 지휘하는 감독도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이 많다. 현장을 떠나 지켜볼 때도 '지도자는 공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우리가 혜택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지도자도 경쟁해야 한다. 열정과 지식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적어도 지도자라고 하면 선수를 관찰하고 공부하고 소통하는 부분이 돼야만 올바르게 팀을 이끌 수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은 안해서 못하는 선수도 있지만 지도자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더 나쁜 것 같다. 당시와 야구는 많이 달라져 있다. 지도자가 많이 공부했기에 가능하다"
-코칭스태프 구성 계획은?
"수석코치는 올해 타격코치를 맡았던 김경기 코치가 선임됐다. 지명을 한 이유는 2군에 있을 때 호흡도 맞췄고 프랜차이즈스타 출신이다. 선수들과 호흡 관계나 야구에 대한 지식, 열정이 뛰어나다. 소통 부분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잘 소화할 것 같다. 자세한 보직과 1, 2군 분리는 빠른 시간 안에 할 생각이다"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 가장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자랑,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에 2년간 4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됐다. 2군 감독으로 있으면서 본 야구, 육성총괄로서 봤을 때 지난 2년간 선수들 중에서 구심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 선수단의 리더는 감독이 될 수 있지만 선수들간 리더도 중요하다.
또 하나는 선수들의 부상이다. 어느팀이나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선수들 부상이 특히 많았다. 박희수, 윤희상, 최정 등 주축선수가 많이 빠졌다. 팀 전력에 큰 마이너스가 됐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했다. 똑똑한 외국인 선수 2명만 있었다면 그 팀의 성적이 달라지는데 올시즌을 보면 외국인 효과가 없었다. 세 가지 이유가 컸던 것 같다"
[SK 김용희 신임감독. 사진=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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