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모험이었죠.”
올 시즌 오리온스의 외국인선수 활용 시스템은 독특하다. 2라운드서 선발한 트로이 길렌워터(199cm)가 메인이다. 1라운드서 선발한 찰스 가르시아(203cm)가 서브. 1라운드서 선발한 외국인선수가 연봉도 많이 받으면서 메인 역할을 하는 대부분 팀의 시스템과 정반대다. 추일승 감독은 23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모험이었죠”라며 웃었다.
오리온스의 아킬레스건은 여전히 높이다. 3~4번 포워드들의 신장은 매우 좋다. 그러나 정통 빅맨이 없다. 정통 5번이 아니지만, 힘과 높이를 갖춘 이승현을 원한 이유. 근본적으로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서 높이를 보강해야 했다. 결국 1라운드서 가르시아를 선발했다. 사실 오리온스는 삼성이 1순위로 뽑아간 리오 라이온스에 대한 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라이온스를 뽑지 못하면서 가르시아로 급선회했다.
추 감독은 “일단 가르시아를 제외하곤 키 큰 선수 중에서 기술이 괜찮은 선수가 별로 없었다. 몸 상태가 엉망인 선수도 있었다.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가르시아가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볼 핸들링, 패스능력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이 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 가드를 봤다고 하지만, 외곽슛과 자유투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힘이 좋다. 최소한 상대 메인 외국인선수를 높이와 힘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그 사이 길렌워터의 체력을 세이브해줄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쏠쏠하다. 공격에서도 포스트업에 이어 돌아서는 힘 자체는 매우 좋았다. 가르시아는 23일 전자랜드전서는 1쿼터 중반 투입돼 KBL 외국인선수 터줏대감 리카르도 포웰과 강력한 몸싸움을 벌였다. 1쿼터 막판 더블테크니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오리온스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추 감독은 “본성이 착하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선 어머니를 모시고 직접 집을 오가는 모습도 봤다”라고 했다. 추 감독 레이더망에 가르시아는 착하고 성실했다. 테크닉은 투박하지만, 그 정도의 성실성이라면 선발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1라운드 선발은 추 감독 말대로 모험이었다. 그래도 가르시아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 이날 경기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3점포를 연이어 가동하면서 오리온스에 큰 보탬이 됐다. 기록은 11점 4리바운드.
추 감독은 “1라운드서 뽑은 선수입니다. 무시하면 안 돼요”라고 웃었다. 이날 메인 외국인선수 길렌워터는 올 시즌 최악의 모습에 가까웠다. 20점 넘게 뽑아냈으나 전반적으로 공수집중력, 리바운드 장악능력 등이 떨어졌다. 효율성이 떨어진 것. 대신 추 감독은 가르시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팀 전체적인 조직력도 길렌워터를 기용했을 때보다 많이 떨어지는 편도 아니었다. 가르시아의 발견은 단연 수확이었다.
[가르시아.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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