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여전한 근성이다.
전자랜드는 악전고투 중이다. 23일 오리온스전까지 개막 이후 5경기 모두 원정에서 치렀다. 홈 코트 삼산월드체육관은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과 인천 장애인 전국체전이 연이어 치러진다. 이미 인천 아시안게임이 삼산에서 열리는 바람에 장기간 홈 코트에서 연습하지 못한 상황. 전자랜드는 개막 이후 8경기 연속 원정경기를 치른다. 11월 2일 모비스를 상대로 뒤늦은 홈 개막전을 치르지만, 이후 다시 3경기 연속 원정경기다. 일장이 매우 좋지 않다. 체력적, 정신적인 피로가 다른 팀의 2배 이상이다. 시즌 초반이긴 해도, 데미지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올 시즌에도 비교적 출발이 좋다. 23일 오리온스에 패배했으나 여전히 시즌 초반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주장 리카르도 포웰과 정영삼을 중심으로 정병국 차바위 박성진 함준후 정영삼 정재홍 주태수 이현호 등이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유기적인 화합을 이뤄낸다. 유도훈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섬세한 지략이 잘 녹아있다.
전자랜드는 여전히 10개구단 중 가장 수비조직력이 살아있다. 평균신장이 낮다. 이날 상대한 오리온스는 라인업 전원을 190cm 이상 장신자로 구성할 수 있다. 당연히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순간적인 도움수비와 스위치 디펜스가 생활화돼야 한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확실히 눈빛이 살아있었다. 경기 초반 느슨한 모습을 보인 오리온스를 상대로 폭격을 퍼부었다. 공격은 여전히 포웰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플레이.
시즌 초반 돌풍의 주인공 트로이 길렌워터가 공수에서 극도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주태수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막아냈다. 주태수는 삼성전서 과거 수술을 받았던 무릎을 다시 다쳤으나 우뚝 일어섰다. 테런스 레더는 길렌워터와 찰스 가르시아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그러자 전자랜드는 외곽수비를 강조했다. 골밑 열세를 어느 정도 만회했기 때문. 철저한 스위치디펜스와 풀코트프레스, 지역방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오리온스 외곽포를 봉쇄했다.
여전히 전자랜드는 높이에 약점이 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편이다. 또 상대가 강력한 경기력을 뽐낼 경우 약팀에도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포웰과 레더가 흥분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 일단 시즌 초반엔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으로 잘 나가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오늘부터 모비스, LG, 동부를 연이어 상대한다. 아직은 알 수 없다. 1~2라운드를 치러봐야 순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유 감독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치른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과 팀 적응, 외국인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시즌 중반 이후 순위표가 요동칠 것으로 본다. 잘 나가는 팀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전자랜드는 후반전에 매우 고전했다. 오리온스 특유의 파괴력이 되살아난 것. 결국 절체절명의 승부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추가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 줄잇는 원정일정 등을 감안하면 전자랜드의 시즌 초반은 그래도 인상적이다. 확실히 끈끈하다. 무시할 수 없는 최강의 다크호스다.
[포웰.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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