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2년 재계약에 성공했던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25일 전격 사퇴했다. 재계약 이후 들끓는 여론을 결국 견디지 못하고 KIA의 지휘봉을 놨다.
선 감독은 25일 오후 광주에서 KIA 허영택 단장을 직접 만나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일 재계약을 발표한지 6일만이다. 구단은 본인의 사퇴 의지가 워낙 강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계약을 한 직후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난 것은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선 감독은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고민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야구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선 감독은 “이 곳 광주는 나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며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웃음 짓고 기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그 동안 KIA 감독직을 맡았던 소회도 밝혔다.
선 감독은 재계약 이후 팀 리빌딩을 이끌겠다며 지난 22일에는 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팬들에게 드리는 글’을 올려 3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앞으로의 구단 운영 계획까지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악화된 여론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선 감독은 고심 끝에 팬들의 마음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자진 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KIA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2012년 5위, 2013년 8위에 이어 올 시즌에도 8위에 그쳤다. 선 감독은 KIA 감독을 맡은 지난 3년간 389전 167승 9무 213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을 달성하지 못했다.
때문에 선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팬들의 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KIA는 안치홍, 김선빈의 군 입대와 에이스 양현종의 해외진출 가능성 등으로 시급해진 리빌딩을 이끌 적임자로 구단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 감독을 택했다.
그러나 팬들은 선 감독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촉구했고, 결국 선 감독은 이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KIA 관계자는 “조만간 다시 팀 리빌딩을 이끌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A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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