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기적은 없었다. 결국 고배를 마셨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기쁨도 잠시, NC는 결국 1승 3패로 준플레이오프를 마무리했다. LG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봐야 했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에 3-11로 패했다.
NC의 2014시즌은 그렇게 종료됐다. 하지만 고개 숙일 이유는 없다. 이미 NC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1군 무대에 들어온지 이제 2년차에 불과한 그들이 보여준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미 지난 해 7위에 오르며 막내의 반란을 일으킨 그들은 전력을 더욱 강화한데 이어 이미 팀 전체에 녹아든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며 올해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NC는 시즌 초반부터 매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며 한 여름의 위기 역시 슬기롭게 극복하며 70승 57패 1무(승률 .551)로 종지부를 찍었다. 정규시즌 3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것도 2년차 시즌에.
김경문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했다. "이호준도 김경문 감독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김경문 감독을 누구보다 잘 따른 이호준은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펼쳤고 FA로 합류한 손시헌, 이종욱은 팀의 전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중고참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자신들을 따르게 했다.
이재학, 김종호, 모창민, 원종현, 김태군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NC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꽃을 피웠고 나성범, 이민호, 박민우 등 NC가 공들여 키운 신진 세력도 돌풍의 이유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 해 검증을 받은 찰리 쉬렉, 에릭 해커 선발 듀오에 테드 웨버가 가세했고 에릭 테임즈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국내 선수들과 융화가 돼야 한다"고 늘 강조하던 김경문 감독의 말에 어긋난 게 없는 선수들이었다.
1군 2년차 시즌에 무섭게 치고 오른 NC 선수단.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탈락했지만 정규시즌과 또 다른 무대인 가을야구를 경험한 것은 이들의 미래에 자양분이 될 것임이 틀림 없다. 더구나 2연패로 코너에 몰렸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1승을 거두고 반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기용할 수 있는 혜택이 사라지지만 그 외에는 눈에 띄는 전력 누수가 없을 전망이다. 올해 보여준 그들의 만만 찮은 실력, 그리고 미래를 향한 가능성은 언젠가 NC가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게 한다.
[NC 테임즈가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 vs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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