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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한국여자교도소 10번방에 모인 네 명의 죄수는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여죄수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했다.
25일 밤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 1회에서는 문수인(한지혜), 심복녀(고두심), 손풍금(오현경), 서미오(하연수)가 교도소에서 만나게 된 과정이 소개됐다.
재벌가의 아들과 격에 맞지 않은 결혼을 진행한 대가로 문수인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직후 장례식장에서도 천대를 받고 있었다. 시댁 식구들의 머릿속에는 죽음이 가져올 후계구도 변화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했고, 문수인을 향해서는 "남편 잡아먹은 여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때 장례식장에 서미오가 나타났다. 회장 마태산(박근형)을 만나게 해달라며 소란을 피운 그녀는 마태산이 등장하자 "전 아드님의 아이를 임신했습니다"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하지만 서미오의 사연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녀가 겪게 될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수인 밖에 없었다.
존속살인 혐의로 수감된 무기수 심복녀는 30년 만에 교도소에서 외출을 허가 받았지만 교통카드의 존재도, 휴대전화를 사용해본 적도 없는 그녀에게 바깥세상은 어색하기만 했다. 오랜만에 탄 버스 때문에 멀미 기운을 느끼는 심복녀의 앞에 나타난 손풍금은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건강음료를 팔려 하다 쓰러진 심복녀를 병원에 데려다 주는 모습으로 그녀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렇게 각각 장례식장과 응급실을 찾은 네 사람은 병원을 배경으로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1년 후 이들은 교도소 10번방에서 재회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문수인에겐 배임횡령, 심복녀는 살인, 손풍금은 사기, 그리고 서미오에겐 살인미수라는 죄목이 붙어있었다. 첫 방송에서는 이들이 입은 수의와 대조되는 선한 성품이 그려졌다. 교도소라는 공간과 인연을 맺을 일이 없어 보이는 4명의 여인이 10번방에서 만나게 된 사연이 앞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흥미로웠다. 설명이 필요 없는 대배우 고두심은 특유의 연기력으로 30년 만에 세상을 만난 심복녀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했다. 또 문수인이 처음 10번방에 들어서는 순간 "너 안 잡아먹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편하게 지내"라며 카리스마 있는 왕언니의 모습을 보인 것은 인상적인 연기변신이기도 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금나와라 뚝딱'을 통해 MBC 주말극의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해 온 한지혜는 욕심으로 가득한 재벌가의 희생양이 되는 문수인의 모습으로 첫 인사를 마쳤다. 첫 회 속 문수인은 부당한 비난을 속으로 감내하는 애잔한 여인이었지만 '전설의 마녀'가 이들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지혜 특유의 밝고 당찬 캐릭터로 변화해가는 과정도 기대해 봄직 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왕수박 역을 맡아 제대로 얄미운 연기를 선보였던 '주말극의 여왕' 오현경도 본성은 착하지만 거친 말과 행동으로 오해를 사는 여인 손풍금 역으로 다시 한 번 시청률 흥행에 도전한다.
지상파 드라마는 데뷔작이지만 케이블채널 엠넷 드라마 '몬스타'와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 등을 통해 안방극장의 차세대 배우로 주목받은 하연수 또한 '전설의 마녀'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검증받게 됐다.
이밖에 주성우 PD, 구현숙 작가, 배우 전인화, 정혜선 등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 팀의 재회와 첫 회 후반부 모습을 드러낸 배우 하석진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하연수, 고두심, 오현경, 한지혜(첫 번째 왼쪽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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