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 내야수 박경수(30)는 이번 가을을 누구보다 기다린 선수였다.
LG는 지난 해 정규시즌 2위를 마크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는 감격을 누렸다. 시즌 최종전에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하면서 LG 선수들은 눈물로 범벅이 됐지만 그 자리에 박경수는 없었다. 당시 박경수는 공익 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었기 때문이다.
박경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에 복귀했다.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하던 그는 어느덧 주전 2루수를 꿰찼다. 견고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페이스를 올렸다. 1할대를 헤매던 타율도 점점 올랐고 특히 '출루 머신'으로 거듭나면서 2번타자 자리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예기치 못한 불운이 닥쳤다. 1회초 볼넷을 얻고 출루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은 것이다.
크리스 옥스프링의 투구를 용덕한이 잡지 못했고 공은 글러브에 맞고 튕겼다. 그것이 박경수의 오른 허벅지를 강타했다. 공은 뒤로 빠졌고 볼넷이 선언돼 박경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1루로 전력을 다해 뛰었다. 상황에 따라 2루 진루를 노릴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박경수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말았다.
부상 정도는 심각해 준플레이오프는 물론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된 박경수는 만일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도 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료 소견으로는 '시즌 아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누구보다 박경수의 부상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다.
양상문 감독은 "본인도 경기를 얼마나 뛰고 싶겠나"라면서 "경수를 선수단과 같이 데리고 다닐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본인의 마음이 더 아플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박경수의 올 시즌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라는 양상문 감독은 "한국시리즈까지 간다면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박경수는 아직 '가을야구'를 몸소 느끼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LG의 암흑기가 시작된 2003년에 입단한 그였다. LG 선수들은 헬멧이나 모자에 박경수의 등번호인 6번을 새기고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6으로 패한 LG 선수들이 박경수의 몫까지 해내며 반전의 시리즈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경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