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국제영화제 8관왕을 기록한 영화 '봄'이 일본 관객도 사로잡았다.
영화 '봄'은 제27회 도쿄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인 월드 포커스 섹션에 초청됐다. 이에 조근현 감독과 배우 김서형, 이유영이 영화제를 방문해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김서형, 이유영, 조근현 감독은 지난 25일 시작된 공식상영에 참석했다. 이날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Q&A 행사는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결국 30분으로 제한된 질의응답 시간을 초과해 상영관 밖 광장에서 관객들이 감독과 배우를 둘러싸고 즉흥적인 Q&A가 진행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본 메이저 배급사 중 하나인 토에이의 타다유키 오쿠보 프로듀서 역시 일부러 조근현 감독을 찾아와 "많은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줄줄이 받은 이유를 알겠다"며 영화가 너무 아름다웠다며 극찬을 전했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조근현 감독의 친분으로 한중일홍콩 합작영화 '묵공'을 비롯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국제 공동제작 경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프로듀서 이세키 사토루와의 미팅과 '봄'의 공식 상영 및 Q&A가 이어졌다.
밤 10시 40분이라는 늦은 시간에 '봄'의 상영이 끝났음에도 200석이 넘는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늦게까지 이어진 Q&A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요일의 늦은 밤, 대중 교통이 일찍 끝나는 일본에서 밤늦게까지 계속된 '봄'의 Q&A에 대한 뜨거운 열기에 도쿄 국제 영화제 관계자들도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현지 관객들은 김서형이 연기한 정숙과 이유영이 연기한 민경 역에 공감하여 김서형에 대해서는 "감독과 어떤 대화를 나누며 캐릭터를 분석했는가", 이유영에 대해서는 "신인인데 노출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가"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으며 조근현 감독에게는 "어떻게 연기지도를 했는지? 왜 69년인가?"라는 질문들을 던졌다.
이에 조근현 감독은 "배우들이 몰입도가 좋아서 하고 싶어 하는 대로 풀어 놨다. 69년은 베트남전에서 상이군인이 돌아온 시기를 감안한 년도다"라고 답했다.
또 "김서형이 한국에서 과격하게 윽박지르는 연기로 유명한 배우였지만 정반대인 정숙 역을 훌륭히 소화할거라 믿었고 정말 기대이상 잘해줬다"며 라며 김서형에게 공을 돌리자, 김서형 역시 "제가 원래 욕하고 소리 지르는 여자로 유명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어 김서형은 "감독님이 영화 시작 때 모든 걸 비우고 그냥 오라고 ?던 요구를 되새기며 노력했다. 정숙 역을 연기하면서 내 인생에서 힐링을 경험했다. 그 동안 많은 작품을 했지만 누구한테도 '봄'이 나의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영화 '봄'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최고의 조각가 준구, 끝까지 삶의 의지를 찾아주려던 그의 아내 정숙,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다가 누드모델 제의를 받는 민경, 이 세 사람에게 찾아온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관한 이야기다.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을 매혹시키며 작품상 4개, 촬영상 2개, 두 여배우가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오는 20일 개봉.
[도쿄국제영화제 GV현장. 사진 = 스튜디오후크 제공]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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