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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가수 신해철의 예언은 이루어졌다.
28일 각종 음악사이트 음원차트에는 지난 2001년 8월 발매된 '락(樂) and Rock'에 실린 '민물장어의 꿈'이 큰 계단을 상승하며 역주행 중이다. 특히, 네이버뮤직의 경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그대에게',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고인이 몸 담았던 그룹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 등이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올레뮤직에서는 '민물장어의 꿈'이 1위고, 지니, 다음뮤직, 엠넷의 경우 10위권 내 자리하고 있다.
신해철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많이 알려지지 못해 가장 아쉬운 노래로 '민물장어의 꿈'을 꼽았다. 당시 그는 이 노래에 대해 "팬이면 누구나 알지만 뜨지 않은 어려운 노래다.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었다.
현재 음원차트에서 사랑 받고 있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그대에게', '날아라 병아리' 등은 고인 생전에도 크게 인기를 끌며 사랑을 받았던 곡이지만, '민물장어의 꿈'의 경우 일부 팬들에게만 들려졌을 뿐,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신해철의 사망 이후 크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신해철의 많은 팬들은 SNS를 통해 이 곡을 링크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료 드러머 남궁연 역시 신해철의 쾌유를 빌며 '민물장어의 꿈'을 소개한 바 있다.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신해철 본인이 맡은 '민물장어의 꿈'은 스스로에 고뇌와 반성, 꿈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담담하게 시작한 이 노래는 후렴구에서 신해철의 절규와 같은 목소리가 심장에 꽂힌다. 특히, 그가 생전 묘비명으로 남겨질 것이라고 했던 가사를 살펴 보면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 뿐',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떠내리 미련 없이'라는 등 당시 고인의 심경을 드러내고 있어 감동과 안타까움을 더한다.
1968년생인 신해철은 지난 1988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밴드 무한궤도의 리드싱어로 데뷔했다. 이후 솔로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1992년 전설의 밴드 넥스트를 결성해 이후 22년 간 활동해왔다. 지난 6월에는 6년 만에 정규 6집 Part.1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매하며 음악활동을 이었다.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향년 46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28일 오후 1시부터 마련된다.
[가수 고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재킷 커버.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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