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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입체적이다. 보여지는 그대로 솔직하면서도 남다른 통찰력과 습득력이 엿보인다. 배우 황정음은 작품 속에서 만큼이나 실제 모습도 입체적인 사람이다. 기분 좋은 긍정 바이러스는 물론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볼 줄 아는 눈을 지녔다.
아이돌그룹 슈가로 데뷔해 배우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얻은 이미지 때문에 대중은 그를 너무 쉽게 봤다. 겉으로만 보여지는 이미지가 그녀의 전부일 거라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우 황정음의 행보는 남달랐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밝은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그녀는 이후 SBS '자이언트', MBC '내 마음이 들리니?', SBS플러스 '풀하우스 TAKE2', MBC '골든타임', SBS '돈의 화신', KBS 2TV '비밀'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매회 다른 캐릭터에 도전했다.
그 결과, 날이 갈수록 그녀의 연기는 물이 올랐고 이제 그 어떤 꼬리표도 그녀를 가둘 수 없게 됐다.
최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 속 서인애 역 역시 마찬가지다. 황정음은 격동의 1970년대부터 80~90년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살아낸 주인공 서인애를 그리며 또 성장했다.
최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황정음은 '끝없는 사랑'에서 어느 정도 빠져 나온 모습이었다. 지난 4월부터 격동의 시대를 살았기에 더 빨리 빠져 나와야 했다. 오랜만에 세상과 소통하는 기분에 설렌 황정음은 10분 먼저 도착해 미리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네일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황정음은 "긴 드라마 촬영이 끝났으니 이제 힐링하려 한다. 좀 쉬면서 나를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사실 많이 아쉽지만 내 일에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으로 해왔고, 마무리 지으니 정말 행복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래도 마지막은 감동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라는 작업 자체가 감동적인 작업인 것 같다. 할 때는 어쩌고 저쩌고 말도 많고 좋고 싫고, 고뇌하고 짜증도 나고 그렇다가도 결국엔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며 "다 다르지만 힘든 것은 똑같았을 거다. 그래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끝난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내가 이렇게 주인공을 할 수 있다니!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시트콤에서 시작한 내가!(웃음) 이 자리에서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결국엔 감동적인 일이구나. '황정음 잘 했어!' 하고 있다."(웃음)
무사히 마친 것에 감동하는 이유는 또 있다. '끝없는 사랑'은 격동의 시대를 그리는 만큼 어려운 대사도 많았고 여자로서, 여배우로서 소화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이에 황정음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어려웠고 그 시대를 살지 않아 어려웠다. 연기자가 되려면 끝없이 공부하고 지식적인 부분을 채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황정음은 체력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에 많은 괴로움을 느꼈다. '골든타임' 때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뒤 얻게 된 정신적 괴로움이었다. 그로 인해 조금의 여유가 생기기도 했지만 연기하는데 있어 답을 찾기란 여전히 힘들다.
그는 "이제 연기 외의 다른 것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 드라마는 자꾸 다른 사람이 보이더라. 예전의 황정음이면 그냥 내것만 중요했고 '나만 잘하면돼' 이런게 있었다. 근데 지금은 감독님, 작가님도 보이고 대본을 보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절해 연기하는지도 조금은 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좀 반성을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은 것도 있다. 인터뷰를 하는 이유도 힐링하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지금 나 뭐지? 뭐였지?' 토론하고 얘기하고 싶었다. 지금은 내가 좀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작품이 안 되고 못 되고를 떠나 나 스스로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 '끝없는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해보지 못할 경험을 한 것 같다. 또 다른 세계를 만났고 그런 것들이 내 내공으로 쌓이게 됐다고 믿는다."
힘든 길을 걸어 왔지만 황정음은 밝고 긍정적이었다. 그는 "'끝없는 사랑'은 도전하느냐 않느냐였다. 사람은 늘 자신이 갖지 않은 것을 갈구한다고 한다. 내가 예능에서 '텅텅~' 그러고 지식적인 것에 있어 마이너스적인 것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래서인지 고급스러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끝없는 사랑'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비밀'로 최우수상을 받고 나니까 또 다음 상인 대상 욕심도 생기더라. 아이돌 중에 제일 처음 타자가 돼보자 하는 생각에 '끝없는 사랑'을 하게 됐다. 이제는 무조건 내 행복이 중요하다. 옛날에는 내가 안 가진 것을 하려 했다.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일단 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내가 잘 하는 것도 하고 싶다. 이전 활동에 후회는 없다. 남들이 모르는 세상을 나는 겪어 봤다. 이제 이 세상에 무서운 작품이 없을 것 같다."(웃음)
[배우 황정음.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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